수원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CJ그룹, 30대 임원 5명 승진···‘이재현 장남’ 이선호, 미래 먹거리 챙긴다
작성일 25-11-21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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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조회 3회 댓글 0건본문
이번 인사에서 신임 경영리더에는 지난해보다 2배 많은 40명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젊은 인재의 발탁이 두드러졌다. 36세 여성 리더 2명을 포함해 30대 5명이 신임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전체 인원 중 1980년대 이후 출생자 비중도 45%에 달한다.
사업별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차세대 젊은 리더를 적극적으로 발탁해 미래와 글로벌 성장 본격화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이라고 CJ 측은 설명했다.
여성 인재 발탁 기조도 눈에 띈다. 신임 경영리더 승진자 중 여성은 11명(27.5%)이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 임원 비율도 기존 16%에서 19%로 높아졌다. 여성 고객 비중이 높은 사업군인 올리브영(54%)과 커머스부문(46%)은 여성 임원이 절반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로써 지난달 이뤄진 선제적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이어 계열사별로 성장을 이끌 신임 경영리더 승진을 포함해 경영진 진용 구축을 마무리했다.
CJ 관계자는 “각 계열사 CEO 주도로 사업별 변화와 혁신을 이끌 역량 있는 신임 경영리더들을 발탁했다”며 “성장 의지를 보유한 젊은 인재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그룹의 중기전략을 반드시 달성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주사 조직개편도 시행했다. CJ는 지주사 핵심 기능을 그룹사업포트폴리오 견고화(포트폴리오전략그룹), 미래전략(미래기획그룹), 전략적 사업지원(전략지원그룹·준법지원그룹), 인재·문화혁신(HR그룹) 등으로 명확히 하고 유사 기능 조직을 ‘그룹’ 단위로 재편했다.
이선호 실장은 미래기획그룹을 맡아 그룹 내 미래 먹거리를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CJ 관계자는 “지주사 조직개편은 핵심 기능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높여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시 대응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미 한국의 재래식 잠수함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이번엔 핵추진 체계까지 확보 ‘궁극의 방패’로젠슨 황이 GPU 26만장을 공급하기로 한 배경은‘소프트웨어·제조·AI’ 등 3대 핵심 기술 확보한‘보기 드문 나라’기 때문트럼프 ‘신라 왕관 선물’로 한국인의 탁월한 ‘공감능력’까지 보여줘…우리가 가진 무기들, 그중 제일은 ‘사람’이다
잠수함은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 자산이라고 한다. 바닷속은 현재 인간이 가진 기술로는 쉽게 탐지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이 때문에 잠수함은 바다 위를 다니는 보통의 함정들에 비해 비대칭적인 작전수행능력을 갖는다.
한국은 잠수함의 이런 능력을 잘 보여준 나라이기도 하다. 다국적환태평양훈련인 림팩(RIMPAC)에서 한국 잠수함들은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2004년 림팩에 참가한 장보고함은 10만t급 핵추진 항공모함, 이지스 구축함, 순양함 등을 포함해 30여척을 격침해 훈련 상대편의 함대를 거의 전멸시켰다.
한반도 주변에 있는 일본과 중국, 러시아의 해군력은 우리보다 막강하다. 인구나 경제력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 해군의 수상함과 대칭적으로 숫자 경쟁을 벌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림팩 훈련의 교훈을 되짚어보면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잠수함이 가장 가성비 높은 선택일 수 있다. 다행히 우리는 재래식 잠수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고 있다.
재래식 잠수함은 디젤엔진과 2차전지의 조합으로 동력을 얻는 잠수함이다. 디젤엔진을 돌려(이때 공기가 필요하다) 전지를 충전하고 그 전기로 모터를 돌려 추진력을 얻는다. 여기에 연료전지 같은 공기불필요추진시스템(AIP)을 탑재해 공기가 반드시 필요한 디젤엔진의 단점을 보완한다. 우리 해군이 가장 최근에 진수한 장영실함은 리튬이온 전지와 AIP의 조합으로 잠항시간을 3주 정도로 획기적으로 늘렸다.
그럼에도 3주 정도의 잠항시간이 절대적으로 길다고 하기 어렵다. 속도를 높이면 배터리가 금방 방전된다. 그나마도 수상함처럼 빠른 속도로 운행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동력원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핵추진 잠수함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핵추진 잠수함의 주동력원은 우라늄이 핵분열할 때 나오는 에너지이다.
기본원리는 핵발전소와 같다. 핵분열에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로 물을 데워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 직접 추진력을 얻거나 전기를 만든다. 중성자에 의한 연쇄핵분열이 에너지의 근원이므로 이 과정에서 공기는 전혀 필요가 없다. 한번 핵연료를 장전하면 최소 수년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아도 된다. 잠수함의 비대칭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셈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가 왜 그토록 핵추진 잠수함을 필요로 하는지 그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상대국의 핵추진 잠수함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데에도 핵추진 잠수함이 꼭 필요하다. 또한 잠항 기간이 사실상 무제한이기 때문에 원양 작전에서도 유리하다. 해상무역로에 국가 경제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 또한 사활적인 문제이다. 이처럼 핵분열 에너지로 추진력을 얻고 상대 함정을 견제·공격하는 핵추진 잠수함을 공격핵잠수함(공격핵잠)이라 한다.
핵추진으로 극대화된 은밀성에 대량살상무기가 탑재되면 국가의 운명을 짊어지는 전략무기로 탈바꿈하게 된다. 잠수함에 핵탄두가 실린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전략핵잠)이 바로 그것이다. 전략핵잠은 거의 모두 핵분열 에너지로 추진된다.
국방부에서는 공식적으로 핵추진 잠수함, 즉 핵잠이라는 용어보다 원자력추진 잠수함, 즉 원잠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고 한다. 말만 다를 뿐이지 본질은 똑같다. 우라늄 원자핵이 연쇄핵분열을 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로 물을 데워 그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에너지의 근원은 원자 속의 원자핵이 분열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원자력 에너지라고 하든 핵 에너지라고 하든 다 같은 말이다. 발전소에서는 원자력 발전소/핵 발전소라는 말을 병행해 쓴다. 다만 에너지의 근원에 좀 더 가까운 말은 핵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영어에서도 공격형 원잠/핵잠은 Ship Submersible Nuclear(SSN)로 구분한다. 얄궂게도 우리 언어 습관에서는 ‘원자력’은 보다 긍정적이고 ‘핵’은 보다 부정적인 뉘앙스를 더 많이 담고 있다. 예컨대 ‘원자력 무기’보다는 ‘핵무기’가 더 입에 잘 붙는다. 그래서 보통 원잠은 핵무기를 싣지 않은 원자력추진 잠수함, 핵잠은 핵무기를 실은 핵추진 잠수함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국방부에서는 이런 우려를 의식해 지금 우리가 추진하는 잠수함이 핵무기를 실은 핵잠이 아니라 핵무기가 없는 원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이후 다시 핵잠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고 한다).
핵무기를 실은 전략핵잠의 임무는 공격핵잠과 달리 자국이 적국으로부터 선제 핵공격을 받았을 때 그로부터 살아남아 적국에 2차 보복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전략핵잠은 지상의 탄도미사일이나 전략폭격기보다 훨씬 더 은밀하기 때문에 적국이 선제 핵공격으로 아군의 핵전력을 모두 없애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적국은 아군 전략핵잠의 2차 보복공격 때문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이 결과를 알고 있다면 적국은 우리에게 선제 핵공격을 할 수 없다. 이른바 상호확증파괴에 의한 공포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전략핵잠은 그 존재 자체가 자국을 지키는 궁극의 방패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은 이미 재래식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을 보유하고 있다. 핵잠을 만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수직발사관을 설치할 수 있겠지만 거기 들어가는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는 없다. 아직 우리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현무계열 미사일이 아무리 뛰어나도 도시 하나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핵탄두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다만 재래식 미사일이나마 은밀하게 발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새로 생긴다면 적국의 주요 시설 등에 예기치 못한 타격을 입힐 수는 있을 것이다.
예전의 칼럼에서도 썼듯이 우리는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더라도 앞으로 계속 핵비확산 체제를 철저하게 준수해야 하며 국제사회로부터 그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성공할 수 있다. 다만 비확산 체제의 울타리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지켜보면서 나는 핵추진 잠수함 이외의 또 다른 두 가지 ‘비대칭 전력’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는 엔비디아가 GPU 26만장을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것과 관련이 있다.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첨단의 GPU를 한국에 우선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의 배경으로 젠슨 황 CEO는 한국이 소프트웨어, 제조, AI 등 3가지 핵심 기술을 모두 갖춘 드문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은 GPU 5만장을 정부에 투자한 최초의 국가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런 태도는 젠슨 황만의 유별난 한국 사랑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지난 9월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AI 산업 투자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래리 핑크 회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가 되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10월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가히 AI 혁명기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지금 이 시기에 한국을 향한 일련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AI 혁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AI의 발전 전망에서 피지컬 AI가 중요하리라는 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AI가 물리적 실체와 결합해 실제 물리적인 현실 세상과 상호작용을 하는 단계를 뜻한다. 여기서 한국이 비대칭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분야가 제조업이다. 한국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배터리, 철강 등에 이어 이제는 화장품과 첨단무기도 잘 만드는 나라이다. AI가 물리적 실체를 입고 현실세계와 소통하며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키게 하려면 한국만큼 좋은 나라를 찾기 어렵다. 한국의 포털 업체가 구글을 넘어서거나 우리의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형이 글로벌 빅테크들을 능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물론 그럼에도 너무 뒤처지지 않게 노력은 기울여야 한다). 제조업은 다르다.
AI가 제조업을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는 한국이 굉장히 많이 확보하고 있다. 이 기회를 잘 살리면 우리가 AI 산업혁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 수도 있다. 한국은 디지털행정에서도 앞서 있기에 공공서비스 분야 또한 AI 혁명에 동참할 우리의 비대칭 전력이라 할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금관과 연결된다. 드라마와 영화, 노래 등 콘텐츠를 잘 만드는 나라라서 그런지 역시 한국은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고 움직이는 능력이 참 뛰어난 것 같다. 이른바 ‘소프트파워’이다. 후대 역사는 “금관 모형으로 핵잠을 얻었다”고 기록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천년 전 조상님들의 뛰어난 솜씨 덕분에 지금 후손들이 큰 덕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두고 어쨌든 결과적으로 날강도에게 두 눈 뜨고 국부를 뺏긴 것과 같다고 격분하지만(전혀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국가 간의 현실적인 역관계도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는 미국처럼 동맹국까지 압박하거나 중국처럼 역공을 날릴 정도로 경제력이나 군사력, 외교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오죽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고 했겠나. 이 와중에 우리의 소프트파워는 하드파워를 메워주는 강력한 비대칭 전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한국 콘텐츠 경쟁력의 원동력이 섬세한 감정 빌드업의 높은 완성도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도 여러모로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이 또한 척박하고 좁은 국토에 자원도 없고 인구도 애매한 우리가 수많은 외침과 내전을 겪으면서도 이렇게까지 버티며 살아남으려고 했던, 피눈물 나는 분투의 결과물인지도 모르겠다. 그 모든 비대칭 전력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은 아마 사람이지 않을까? 결국 우리가 믿을 건 인재밖에 없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미국의 압박도 중국의 위협도 아니다. 의대와 부동산에 미친 우리의 자화상이 우리 자신을 파멸시킬 가장 강력한 ‘역비대칭 전력’이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 공동성명을 도출한 협상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북한의 핵 위협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과 미래를 위한 준비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송 전 장관은 한국이 ‘잠재적 핵능력을 가진 국가’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것이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과 미국 핵우산의 위력이라는 두 개의 그늘 밑에 사는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고, 이를 위해 한·미 협상에서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 과도하게 기댄 안보는 한국이 한·미 동맹 체제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전략적 자율성을 갖는 ‘자립형 동맹’으로 진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한 “남북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공존 체제를 위한 안보·통일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그의 생각이 최근 출간한 <좋은 담장 좋은 이웃>에 담겨 있다.
지난 14일 서울 용산의 연구실에서 송 전 장관을 만나고, 인터뷰가 끝난 직후 한·미 통상·안보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발표돼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번 한·미 팩트시트를 총평해주시기 바랍니다.
“트럼프는 권투 링에서 격투기 전술을 구사합니다. 정부가 이런 미국을 상대로 힘들게 협상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번 팩트시트는 한국의 안보와 경제를 포함한 국가운영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제약할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우선 방위정책, 산업구조, 금융, 농업, 통신, 법률산업, 환경 등이 망라돼 있는데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 한국이 지켜냈던 보호장치를 대부분 열어줄 개연성이 있습니다. 또 한국의 의무나 책임은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반면, 한국의 권리는 모호한 언어로 돼 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전략투자 양해각서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 행정합의여서 헌법 60조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합의는 최소한 ‘정치적 구속력’은 가집니다. 1966년 체결된 주한미군 지휘협정(SOFA)도 행정협정이었지만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았습니다. 정부가 앞으로 국정운영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도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을 거라고 봅니다.”
- 한국이 기대하는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핵잠수함에 대한 합의는 어떠한가요.
“핵 연료주기 부분이 아주 모호하게 표현돼 있어요. 특히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정’과 ‘의회 절차’라는 2중의 통제장치를 먼저 설정하고 있는데, 한국이 이를 확보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지원한다는 식으로 불확실한 경로를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핵잠수함 관련 조항도 미국은 연료 확보를 위한 ‘경로’, 건조에 필요한 ‘조건의 진전’, 이를 위한 ‘긴밀한 협력’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단어로 쿠션을 넣어 두고 있어요.”
- 정부는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능력 확보에 대해 군사적 이용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산업적·평화적 측면을 강조합니다.
“핵의 평화적 이용과 군사적 이용은 동전의 양면이어서 우라늄 농축·재처리 능력을 갖는 순간 자동적으로 핵 잠재력 국가가 됩니다. 삼척동자도 아는 이치를 우리가 이야기를 안 한다고 해서 미국이 우라늄 농축 능력을 허용할 거라는 것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물론 정부가 군사적 이용 가능성을 내세울 필요는 없겠지요. 한·미가 공동으로 평화적 이용과 군사적 이용 사이의 방화벽을 확실하게 세우고, 세부적인 상황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하에 시행하는 겁니다.”
- 핵잠수함 도입에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인지요.
“전 세계 핵잠 보유국은 모두 핵무기 보유국입니다. 핵무기 없이 핵잠을 운영하려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습니다. 호주가 예외적으로 핵잠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한국의 20배가 넘을 정도로 관리해야 할 해역이 방대합니다. 특히 중국 감시를 위해 미국 및 영국과 협력 차원에서 나온 계획입니다. 우리와는 사정이 다릅니다. 지금 한국이 우라늄 농축·재처리와 핵잠수함을 같이 추진하는데, 하나의 망치로 두 개의 못을 박으려 하면 초점도 흐려지고 집중도도 떨어집니다. 지금은 우라늄 농축 능력으로 경제적·안보적 효과를 겨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다가 핵잠수함 한 척 건조비가 재래 잠수함 5~10배에 해당합니다. 국방의 다른 부분에는 구멍이 납니다. 또 핵잠수함의 다른 명칭은 공격 잠수함입니다. 한국이 미·중이 부딪치는 최전선, 특히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앞장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자세가 됩니다. 가늠하기 어려운 위험 부담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바둑의 수순이 거꾸로 되면 패착이잖아요. 우선은 핵연료주기 능력 확보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게 문제의 본질입니다.”
- 한국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증액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은 지난 20년간 GDP 대비 연평균 2.6%의 국방비를 지출해 왔습니다. 반면 일본은 1% 선, 독일은 1.5% 선인데 이들과 같거나 더 높은 수준의 국방예산 증액을 요구합니다. 증액되는 예산의 상당 부분인 연간 50억달러로 미국산 무기를 사기로 했습니다. 국방예산 증액의 타당성은 물론 국가재정 운용상 가능성 자체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 ‘주한미군에 대한 포괄적 지원’이란 항목이 처음 등장했는데요.
“팩트시트에 따르면, 2030년까지 매년 66억달러를 지원하도록 돼 있어요. 양측에 이견이 발생하면 문서의 실제 표현이 우선합니다. 더욱이 미국은 미군을 위한 한국의 토지 제공, 전기·수도요금 할인 같은 간접 지원을 방위비 분담에 공식적으로 계상한 적이 없어요. 현재 문장대로 하면 기존의 연간 11억달러를 6배로 늘어나는 겁니다. ‘포괄적 지원’이란 말에 미국 군사력의 훈련용 한국 전개비용도 포함될 여지가 있어요.”
- 중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북한을 포함해 동맹에 대한 모든 역내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재래식 억제 태세를 강화한다’고 했습니다.
“한·미 동맹에 미치는 ‘모든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미국의 재래 전력’을 한·미가 공동으로 증강시킨다는 부분은 심각한 의미가 있습니다. 한·미는 이미 대북 억지를 위한 재래 군사력은 한국이, 핵우산은 미국이 각각 주도한다는 ‘재래·핵 군비 통합(CNI)’ 교리를 발전시키는 중입니다. 이 표현은 중국 견제에 집중하는 미국 재래 군사력의 한국 배치로 읽힐 겁니다.”
송 전 장관의 안보 팩트시트에 대한 비판적 평가에는 한·미 간 구조적 요인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쓴 <좋은 담장 좋은 이웃>은 한국의 미래를 위한 안보·통일의 과제를 12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풀어냈다.
“한국은 일본이나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에 비해 더 각박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안보를 미국에 사실상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비현실적 통일정책을 미국과 주변국들이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미국이 ‘주한미군을 지속시켜 준다’ ‘핵우산을 강화한다’면서 ‘국방예산을 올려라’ ‘방위비분담금을 올려라’ 하는 거 아닙니까. 이제 한·미 동맹 체제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전략적 자율성을 갖는 ‘자립형 동맹’으로 가고, 남북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공존 체제를 위한 안보·통일 정책과 자세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를 ‘불가능하다’, 나아가 ‘허상’이라고까지 했습니다.
“2005년 9·19 공동성명 같은 협상도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도상에 있었기 때문에 그 문턱을 넘지 않도록 지연시키고, 그사이 다른 가능성을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2017년 말 사실상 핵국가가 됐습니다. 북한이 핵을 만든 동기와 핵의 효용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재래 군비에서 밀리니까 핵으로 보완하겠다는 겁니다. 핵무기는 세습독재 국가에서 정권의 권위를 부여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국제적인 위상을 굉장히 올려줍니다. 또 방위산업 능력을 보여줘 아프리카·중동 국가들에 무기 수출 효과도 가져옵니다. 무엇보다 핵을 포기했거나 핵 개발에 실패한 국가나 정권이 당한 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어떤 정책도 허상이라는 거죠.”
- 이재명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개발 중단(동결), 감축, 비핵화’라는 비핵화 3단계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1단계인 중단은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걸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당장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이재명 정부의 판단이 맞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핵무기를 동결한 다음에 감축·폐기하는 단계까지 무한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과 미국 핵우산 위력이라는 두 개의 그늘 밑에서 움츠리고 살아야 하는 거죠. 그러한 딜레마를 완화시키는 현실적 방안으로 핵 잠재력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 자립형 동맹으로 가는 과정에서 전작권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때 합의하고도 20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 전환되지 않았습니다.
“작전권 전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작전권을 가져오면 미군이 철수한다’는 맞지 않는 논리를 많이 작동시켜 왔어요. 작전권 전환은 한국이 ‘안보 버스’를 운전하는 데 운전대를 미국이 잡고, 한국이 조수를 하는데 위치를 바꾸자는 겁니다. 미군이 버스에서 내리는 게 아닙니다. 일본 자위대는 일본이 작전권을 갖고 있는데 미군이 어떻게 일본에 있습니까. 주한미군은 한국군에 대한 작전권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국가 안보 이익 전체에서 판단해 있는 겁니다. 이 문제는 반미·친미 같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군사적 판단에 의해서 해야 합니다. 또 전작권 전환을 위해선 정보·통신·정찰·감시를 포함한 남한의 재래 군비, 미국의 핵우산, 한국의 잠재적 핵능력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서 균형을 맞추면서 전환하면 됩니다.”
- 전작권 전환 시기를 분명하게 설정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몇달 안 됐으니 내년에는 목표 시기를 정하겠죠. 수능 시험 날짜가 정해져야 거기에 맞춰 준비하지, 언제 될지 모른다면 공부가 됩니까. 이 정부 임기 끝부분까지 가면 안 되고, 집권 4년째 되는 즈음에는 이뤄져야겠죠.”
- 동맹 현대화의 키워드가 미국은 중국일 텐데요.
“중국을 염두에 뒀다고 봐야죠. 그런데 한반도와 국제정세에 비춰 우리에게 한·미 군사동맹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렇다면 필수과목은 우선 합격해야죠. 과락하면 안 되잖아요. 중국이라는 선택과목 점수가 좀 낮아지는 것이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죠.”
한국의 역대 정부는 ‘교류협력-비핵화-평화체제-통일’이라는 ‘따뜻한 평화(적극적 평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은 이제는 ‘분단 현실 인정-힘의 균형-안정·공존’이라는 ‘차가운 평화(소극적 평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2022년 12월8일 ‘김대중 노벨 평화상 22주년 기념 행사’ 연설에선 “만약에 김대중 대통령님이 살아계신다면 이렇게 이야기하겠습니다”라며 이번 책의 기본 그림을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기 1년 전이다. 송 전 장관은 “김정은은 세습독재를 유지하기 위한 ‘두 국가’지만 나는 세습독재를 넘어 통일의 길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 이 대통령의 ‘E·N·D(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 이니셔티브’ 구상은 ‘적극적 평화’의 연장선상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적극적 평화’를 추진할 환경이 안 됩니다. 겨울인데 봄옷으로 갈아입는 겁니다. 봄옷을 입는다고 봄이 옵니까? ‘차가운 평화’는 우선 있는 그대로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겁니다. 우리가 다리가 부러지면 깁스를 하고 안정을 취하는데 ‘E·N·D’는 안정의 시기를 생략하고 재활 운동을 하겠다는 거거든요. 우리는 대통령 5년 단임제여서 임기 내 무엇을 만들 욕심에 상처가 났든 어쨌든 운동장에 나가 뛰려고 합니다. 그러면 상처가 덧납니다. 수십년간 그런 악순환이 반복됐어요. ‘좋은 담장 좋은 이웃’은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재활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하자는 것입니다.”
- 남북이 한반도에 ‘좋은 담장’은 어떻게 쌓아야 합니까.
“남북, 한·미, 한·중 사이에 서로의 경계가 분명해야 돼요. 주고받는 계산이 분명한 관계가 돼야 합니다. 남북관계에서는 특수한 관계라고 해서 계산이 불분명한데 ‘너는 너대로 살아라’라고 해야 합니다. 억지로 담장에 구멍을 만들어서 찬 바람, 더운 바람을 넣을 필요 없어요.”
- 책에선 ‘남북이 좋은 담장을 두고 살더라도 한국이 주도해서 접촉과 교류의 문을 열어둬야 된다’고 하셨는데요.
“북한에 자꾸 개혁·개방하라고 하고, 독재를 비판하면 더 움츠러들고 주민들을 더 단속하고 통제합니다. ‘좋은 담장 좋은 이웃’으로 놔두면 북한이 주민을 통제하고 탄압할 명분이나 분위기가 약해집니다. 담장이 낮아지고 구멍도 생기면 접촉과 교류도 가능해지겠지요. 중국과 북한도 서로 경계하고 서로를 못 살게 하지 않기 때문에 교류하잖아요. 이걸 남북 간 교류에 대입시켜보면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요.”
- 남북이 ‘좋은 담장’을 두고 너무 오래 지내면 영구 분단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많은 반복된 실패한 정책들을 선택했을 때와, ‘좋은 담장’으로 갔을 때의 영구 분단 가능성의 차이 문제입니다. 지금 같은 정책을 계속하면 통하는 것 자체가 안 되고, 점점 악화됩니다. ‘좋은 담장’ 정책은 통일(統一)로 가기 위한 ‘통이(通二)’의 가능성이 지금까지 추진했던 다른 정책보다 높다고 봅니다. 통일 문제는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변의 환경, 국제정세에도 다 맞춰야 합니다. ‘좋은 담장 좋은 이웃’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느 시기에 가서 통일이 결과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지, 설계에 의해 도달할 수 있는 목표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달 경주 APEC 정상회의 때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됐는데 향후 성사될 수 있을까요.
“트럼프가 쇼나 스펙터클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지만, 그리 높지 않다고 봅니다. 실제로 얻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북한 핵을 동결시키고 제재를 해제해주겠다고 하면 전 세계적으로, 특히 미국 내에서 몰매를 맞습니다. ‘이란은 핵을 못 만들어서 두드려 맞았고 북한은 만들고 나니까 봐주네’라는 거죠. 김정은은 트럼프가 언제 표변할지 모르는데 핵보유 효용을 포기하는 거래를 할까요.”
송 전 장관은 자신의 제안에 대해 “내 스스로 좌표 설정을 한 적이 없다”며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진보적, 어떤 때는 보수적이어서 양쪽 모두에 욕먹을 수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들 사이에서 ‘아니, 그거 말이 좀 되잖아’라는 공감의 창을 넓히는 데 벽돌 하나라도 놓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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