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이모티콘 “헌법이 규정한 ‘선’을 넘는 교육, ‘잘못됐다’ 단호히 말해야”
작성일 25-11-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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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조회 6회 댓글 0건본문
극단주의 전문가인 토마스 그룸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경찰행정대 교수는 지난달 15일 한국을 찾아 ‘세계의 극단주의 현황과 문제, 민주주의를 위한 대응’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일베의 폭식투쟁이 벌어졌던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주간경향>과 인터뷰한 뒤 11년 만에 다시 방한했다. 그룸케 교수와 지난달 2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만나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뒤 e메일로 추가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11년만에 한국에 왔다. 이번에 한국에 와서 달라진 점을 보았다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마이크로 연설하는 걸 보았다. 미국 국기도 계단에 놓고 있었다. 여성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아이가 안타까웠다. 시위 내용에 상관없이 아이를 이런 식으로 데리고 오는 건 어떤 경우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직접 보진 못 했지만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무리도 있다고 들었다. 기독교 복음주의의 영향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고 느꼈다.”
-한국에선 극우 세력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독일에선 극단주의자를 어떻게 정의하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원칙에 따라 극단주의인지 구분하는 8가지 기준이 있다. 인권, 국민 주권, 다당제 원칙, 모든 정당의 평등한 기회, 실질적이고 자유로운 야당의 존재, 권력 분립, 독립적인 사법부, 정부의 책임성 등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보수주의자와 극우주의자를 어떻게 구분하나.
“앞서 소개한 8가지 기준을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지아 주지사를 불러서 1만2000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력 분립이 안되고, 법치주의가 지켜지지 않는 대표적 예시다. 이민자들 그냥 잡아서 기소하는데 전혀 민주주적이지 않고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는 사례다. 미국에서 MAGA 세력이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라고 하는데 독일 언론이 이걸 그대로 받아적는다.”
-왜 극우 단체가 극우임을 부인할까.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극우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 훨씬 그럴싸해보이기 때문이다. 극단주의자가 되는 것은 지지세를 얻기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모든 극단주의자는 온건주의자처럼 보이고 듣기 편한 방식을 택한다. 독일에선 법적 정의가 다르다는 점도 있다. 극우주의자들은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부른다. ‘독일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어를 쓰는 식이다.”
-최근 한국에선 극우 성향을 보이는 이들이 민주주의나 ‘계엄’ 같은 표현을 입맛대로 사용하며 단어를 전복시키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혐중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거나 야당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 ‘부동산 계엄’이란 표현을 쓰는 식이다.
“어떤 용어를 쓰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SNS에선 감정적으로 사람들을 동요시키고 공포와 분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표현을 자극적으로 쓴다. 예를 들면 ‘외국인을 두려워해야 한다’ ‘범죄를 예의주시하라’ 등이다. 누군가는 언어를 가로채는 행위가 잘못됐다고 말해야 한다. 권위를 갖고 있는 누군가가 나서서 ‘이건 잘못된 말이다’ ‘이런 용어를 써선 안 된다’고 바로잡아야 한다.”
-극우 세력의 연령이 어려지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나.
“극단주의자들의 사상은 현대적이지 않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는 무척 현대화돼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상 반유대주의 범죄가 발생했다는 글이 올라오면 댓글에는 연필 이모지들이 달린다. ‘안네의 일기’와 유대인 박해·수용소 등이 전부 가짜라고 믿는 이들이 ‘거짓말’이라는 의미로 남기는 표식이다. 극우에 빠진 청년들은 그 표식만 봐도 곧바로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젊은 이들에겐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다. 내가 이해하는 표식 외에 다른 내용을 듣거나 찾아볼 필요가 없다. 믿고 싶은 걸 믿으면 될 뿐이다.”
-왜 극우의 저연령화가 나타날까.
“지금은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쥐고 있지 않나.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에 압도된다. 고민하기보다 하나의 정체성으로 규정되고 싶어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극우주의자들이 겨냥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우리가 말하는 것만 믿으면 된다’ ‘세계시민일 필요 없고 독일인이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는 식이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단순 선전을 구별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2030 남성이 더 극우 성향을 보이는 등 성별 차이가 있다는 데 동의하나.
“더 이상은 아니라고 본다. 남성은 대체로 여성보다 입장을 외부에 밝히는 경향이 있다. 미국이나 독일에선 우파 여성 단체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가족상을 표방하는 수가 늘어났다. 하나로 규정되고자 하는 욕망이 반영된 것이다. 누군가 아이를 많이 낳고 가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하는 건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극우주의자들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문제인 것이다. 인종차별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순수 독일 혈통의 아이를 낳아야 하고, 그게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동시에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건 과연 반대 진보 진영에선 복잡한 시대에 과부화된 청년들에게 무엇을 제시해줬는가 하는 것이다.”
-극우진영에선 공교육이나 공공도서관 폐지 추진한다고. 왜 공교육 약화 하려 할까
“교육이 모든 것의 근간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과목이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에 대해 모르는 학생들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겠나.”
-한국에선 올해 리박스쿨 등 극우 성향 단체가 공교육에 침투하는 사례가 있었다.
“침투 시도는 항상 있었다. 독일에선 관련 법 체계가 매우 명확하다. 커리큘럼이 있고, 선생님들이 이 커리큘럼을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에는 자율성이 주어진다. 그런데 지구가 평평하다고 가르치면서 그냥 자신의 의견일 뿐이라고 주장할 순 없다. 독일에선 이런 교사가 자신이 가르친 내용을 철회하지 않으면 해고될 수도 있다. 대개 사람들이 자연과학이나 수학을 가르치며 1+1은 4라고 하는 건 당연히 문제라고 여긴다. 그런데 정치학에 관해서만 ‘의견일 수 있다’며 잘못된 내용에 개입하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 한다. 민주주의와 헌법이라는 명확히 지켜져야 하는 틀이 있는데 이걸 넘어서려고 할 때 단호히 잘못된 내용이라고 말을 해야 한다.”
-최근 한국에선 극우 개신교를 중심으로 홈스쿨링과 대안학교 확대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일부는 공교육이 공산당에게 점령당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친다.
“독일에도 별별 이유로 공교육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의 믿음이 자녀를 그렇게 대해도 되는 이유가 되진 않는다. 독일에선 몇 년 전에 한 부모가 성경에 그렇게 하라고 나온다면서 자녀를 생물학 수업에 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생물학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독일에선 이런 행위가 불법이다. 그랬더니 부모가 미국 테네시주로 정치적 망명을 떠났다.”
-유럽에서도 공교육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이른바 ‘대안적 세계관’을 가르치는 일이 흔한가.
“적어도 EU 국가 중에선 그런 일이 없으리라 본다. EU 국가가 맞춰야 하는 기준 중 교육도 포함된다.”
-교사들은 교실에서 학생들이 극우 표현을 쓰더라도 알아차리기 어렵고 알더라도 지도가 어렵다고 한다.
“독일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다만 독일에는 평생교육 시스템이 있어서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사도 극단주의에 대한 교육을 신청해서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에도 반유대주의나 혐오세력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교육 자료가 제공된다. 독일에는 연방정치교육원에서 민주시민교육을 담당하는데 16개 주에 하나씩 있고, 연방 단위에도 하나가 있다. 20년 전 연방수호청에서 일할 때는 교육부와 함께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을 제작했었다. 극우 성향 친구나 이슬람 극단주의 친구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할지, 논쟁거리는 무엇인지 캐릭터를 통해 보여줬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극우 사상에 대비한 교육을 하는 데 도움이 될까.
“유대인 수용소 내부에는 사실 수영장이 있고 유대인이 유흥을 즐겼다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를 최근에 봤다. 학교에서 홀로코스트와 나치 독재에 대해 가르치지만 정작 이런 동영상을 만들며 조롱하는 일이 청소년들의 일상을 파고든다. 개별 사건마다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
-한국에선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교육이 학생들의 민주시민교육으로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보이텔스바흐 교육이 처음 만들어진 건 50년 전이다. 당시 전후 독일 재건 과정에서 정치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모여졌다. 교사의 강압적인 태도를 금지하고 논쟁이 활발히 이뤄지게 하고, 정치 문제를 삶과 연결하자는 세 가지 원칙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교육 지형이 매우 달라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1970년대에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유입되는 정보가 많지 않았다. 지금처럼 수많은 것들을 보고 논쟁하자는 취지가 아니었다. 여전히 청소년들이 자기 가치관을 세워가는 것은 중요하고 논쟁할 수 있어야 하지만 소위 ‘대안 사실’이라고 여겨지는 극단주의 선전가들의 음모론들에 대해선 논쟁해보자고 하기보다 분명한 선을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것들은 논쟁 가능한 것들이 아니다.”
-한국에선 극우 단체가 학교 내 위안부 동상을 철거하겠다며 시위를 예고하거나 학교 앞에서 혐중 시위를 벌이는 일도 있다.
“집회의 자유는 기본권이기 때문에 독일에서 엄격하게 지켜지는 편이다. 그러나 집회에서 불법 표현이 등장한다면 경찰이 즉시 집회를 멈출 수 있다. 허용되지 않는 표현들은 혐오 대상이 개인화될 때다. ‘중국인 나가라’ ‘CCP OUT’ 같은 표현을 보자. 다른 나라의 정부, 정책에 대해 집회를 한다면 합법적이지만 현지에 살고 있는 그 나라 사람들보고 나가라고 하는 것은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최근 국회에선 교육감에게 왜 ‘혐오 집회 방지’ 캠페인을 진행했냐는 국회의원의 질의가 있었다.
“그런 질문이 정말 진지하게 있던건가? 매카시 광풍을 떠올리기 한다. 그런 질문들은 대부분 프로파간다와 같다. 이런 질문을 멈추도록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독일이었다면 ‘정말 진지한 질문이 맞느냐’고 되물었을 것이다.”
-박사논문을 미국 개신교 극우주의에 관해 썼다고 들었다. 한국은 지난해 비상계엄 이후 미국과 비슷하게 극우 성향 개신교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극단주의자들은 종교와 믿음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할 뿐이다.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한다. 정말 그렇게 믿는 것이 맞는지도 물어야 한다. 종교적 잣대를 들이댄다고 해서 헌법 보다 위에 있을 순 없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주간경향] 직장인 박성준씨(48)는 추석 전 직원 대출로 회사에서 4500만원의 여윳돈을 마련했다. 지난여름부터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 중인 박씨는 코스피지수가 한때 6% 가까이 급락했던 지난 11월 6일 오전 SK하이닉스에 약 2000만원을 추가로 넣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0% 가까이 급락했다가 장 마감 때 전날 가격을 대부분 회복됐다. 그는 “처음부터 투자금이 컸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너무 갑자기 올랐다”면서 “(주가가) 더 간다고 보고 가격이 조정될 때마다 주식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수익률이 100%를 한참 넘었기 때문에 조정이 된다고 해도 큰 부담은 없다”며 “다른 보유자들도 이젠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면서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을 기대하는 개미투자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주가 급등 경험의 자신감에 더해, 나만 뒤처질 수 있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까지 더해지면서 대출을 이용해서라도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투기성 심리에 불이 붙은 것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를 바탕으로 우상향 장세를 점치는 전망이 아직 우세하지만, ‘코스피 3300·코스닥 1000’ 돌파 뒤 급락해 오랫동안 개미투자자들을 괴롭혔던 2021년 빚투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늘고 있다.
2023년부터 미국 주식에 투자해 온 서학개미 A씨도 지난여름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늘렸다. 미국 배당주 ETF와 S&P 지수 추종 ETF 등 비교적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운영을 해왔던 A씨는 올들어 인공지능(AI) 시장 주도주들이 급등하는 상황에 소외감을 느끼자, 빚을 내 미국과 국내 증시 반도체주 직접 투자에 나섰다.
A씨는 “장기투자를 마음먹고 배당주 ETF에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는데 (ETF 포트폴리오에) AI 관련 주식이 없어서 나만 상대적으로 엄청 손해를 본 느낌”이라며 “갈아타자니 (배당주가) 아깝고, 그냥 기다리자니 아쉬움이 커서 빚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직접투자는 국장(국내시장), 미장(미국시장) 모두 비슷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세금을 생각하면 국장 수익률이 조금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변에 미수 거래를 하는 사람도 있고, 대출받아서 두 배짜리 레버리지 거래를 하는 사람도 보여서 슬슬 과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7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융자 잔액은 26조2165억원으로 연초(15조6823억원) 대비 10조원 넘게 늘었는데,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9월 25조6560억원을 5000억원 넘게 웃돈다.
신용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으로, 빚을 내서라도 주식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심리가 커질수록 그 규모가 커진다. 주가 우상향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확신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지만, 급락기 투자자들을 빚쟁이로 내몬다는 점에서 그만큼 위험도 크다. 특히 대출 만기 상환에 실패하는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하는데, 이 경우 전날 종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매도돼 주가 하락의 뇌관이 되기도 한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도 11월 들어 일주일새 1조2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11월 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으로, 10월 말(104조7330억원)과 비교해 1조1807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신용대출이 일주일새 10월 한 달간 증가폭(9251억원)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최근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트 장세와 무관치 않은데, 주가가 급락하면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한 개인들이 비교적 손쉬운 신용대출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시장에 더 강하게 뛰어들었다는 의미다.
문제는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한 경우에도 언제나 크고 작은 조정과 롤러코스트장이 존재해왔다는 점이다. 나아가 최근 점증하고 있는 AI 산업의 버블론처럼 비주기적으로 반복돼온 급락장의 출현을 예견하기란 불가능하다.
당장 증시 신용융자 잔고가 직전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은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양적 완화,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3300을 돌파하고, 코스닥지수가 1000을 재돌파했던 시기다. 코스닥은 2021년 4월 12일 종가기준 1000.65로 마감하며 1000선을 돌파했는데, 코스닥이 100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닷컴버블 시기인 2000년 9월 14일 이후 무려 20년 7개월 만의 일이었다.
당시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게임, 2차전지 등 성장주의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컸고, 고위험·고수익 테마주에 발을 담그기 위한 개인들의 빚투가 줄을 이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2021년 코스닥 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9월 11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연초 대비 4조원가량 늘어난 규모였다. 이후 11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19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본격화하면서 주식시장은 급랭했고, 빚을 내 급등주를 따라잡던 개미투자자들의 자산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빚투의 ‘질’도 문제다. 앞선 2021년의 랠리는 글로벌 양적 완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았지만, 지금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는 5%를 훌쩍 넘어선다. 2021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로 지금보다 2%포인트(p)나 낮았다. 여기에 대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증권사 신용융자 구조를 고려하면 연 최고 금리는 10%에 육박한다. 차주들로서는 같은 돈을 빌려도 훨씬 더 강도 높은 상환 압력을 받게 되고, 연체 시 고통도 여기에 비례해 더 커진다.
최근 시장 움직임을 보면 외국인이 시장에 주식을 던지고 나면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이 이를 고스란히 떠받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차익 실현에 나선 외국인은 이달 들어 불과 5거래일 만에 7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개인투자자는 7조4000억원 순매수로 이를 모두 받아냈다. 최근에는 외국인과 개인이 모두 팔자에 나선 가운데 이례적으로 기관이 물량을 모두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이지만,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1월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거래일 모두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개인의 빚투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책 당국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 5000 도약’이 국정과제인 정부·여당이 코스피 4000 돌파에 환호하는 가운데, 금융·재정 당국에서는 오히려 노골적인 국내 증시 참여 독려가 이어지고 있다.
자본시장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금융위원회의 권대영 부위원장은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청년층 빚투 증가가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가 빚투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사과했다.
재정 당국 공식자료에서는 추가 매수를 부추기는 미국 월가의 격언이 등장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0월 28일 배포한 ‘경제동향 설명자료’에는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바이더딥(Buy The Dip)’ 전략이 언급됐다. ‘바이더딥’은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했을 때, 이를 저렴한 가격에 매수하는 투자 전략을 의미하는데, 정부는 해외투자은행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바이더딥’ 전략으로 접근하라는 주장을 내놨다며, 코스피의 상승 여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썼다. 정부가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코스피 4000 돌파를 두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성과”(박수현 수석대변인),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일궈낸 성과”(전현희 최고위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쳐온 민주당의 ‘자본시장 개혁’이 이뤄낸 성과”(김현정 원내대변인) 등 환호가 이어지는 중이다.
급등세가 멈추고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증시를 추가 부양할 소재를 쏟아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4000선을 반납한 직후 여당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당초 정부안(35%)보다 10%포인트 더 낮춘 25%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에서도 “일반 투자자 장기 투자 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강구”(이재명 대통령), “투자 기간이 길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로 제도 개편”(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추가 당근책을 시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이유로 폐지한 금융투자소득세는 주가 급등에도 논의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강행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금투세 폐지를 결정했다. 당시 당내에선 “코스피가 3000대 위로 안착하고 4000대를 가게 되면 시장 참여자들도 기꺼이 새로운 세금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소영 민주당의원)이라며 금투세 폐지 목소리가 컸다.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선 지금 금투세 도입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금투세 유보론자들도 코스피가 4000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했을 때 도입하자고 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된 상황이라면 합리적인 금투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코스피 5000시대를 전망하면서도 종합적인 과세 개편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소영 의원에게 금투세 도입 시점과 자산 과세 강화의 필요성 등을 공개 질의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단호하다. 구윤철 부총리는 11월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투세 재도입 가능성과 관련, “그 부분은 벌써 국회에서 결론이 났다.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증시 부양이라는 정부의 성과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데다 중도보수 정당 표방 뒤 얻은 표심을 놓치기 싫은 유혹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최근 연구 결과에서 확인되듯 자산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있는 만큼 자산 과세 전반의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감세를 통한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대한 유혹을 단절하고, 금투세 도입 등 복지 지출 확대를 위한 세원 확보에 신경을 쓸 때”라고 밝혔다.
‘독선적 자아’ 망치로 부순단 의미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중독 다뤄화려하고 예측불가능한 퍼포먼스
“작품 제목인 ‘해머’는 사람들의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자아를 망치로 부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아가 열려 있다면 서로 소통하고 연결고리를 찾을 수도 있겠죠.”
LG아트센터는 스웨덴 출신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41·사진)이 북유럽 최정상급 무용단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와 협업한 <해머>를 오는 14~16일 LG아트센터 서울, 21~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2022년 초연된 <해머>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다.
에크만은 12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시달리고 있고, 저 역시 왜 계속 들여다볼까 자문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시의성 있는 메시지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에크만의 작품은 파격적인 비주얼로 관객에게 충격을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대 위로 4만개의 녹색 공을 쏟아 낸 , 물 5000ℓ로 무대에 호수를 구현한 <백조의 호수> 등 파격적인 무대를 통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해머>에서도 ‘힙스터’ 같은 무용수들의 예측불가능한 퍼포먼스, 웅장한 조명과 화려한 스타일링 등이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SNS 이용자가 화면을 스크롤하는 것처럼 장면을 수시로 전환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한편, 개인주의와 타인의 시선에 갇힌 현대 사회를 풍자한다.
무대에는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댄스컴퍼니에 소속된 한국 출신 무용수 김다영과 정지완도 무대에 오른다. 에크만은 “저는 어떤 면에서 ‘쇼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상해 보이는 장면을 무대에서 과감하게 구현하기도 한다”면서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야유’를 해도 좋다”고 했다. “관객이 야유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시스템 안에서 자기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아티스트인 제게는 고통스럽지만, 예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행위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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