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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전문변호사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 두 달 만에 ‘두 배로’···SK하이닉스도 70% 상승

작성일 25-11-15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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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전문변호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도 실적 전망치가 두 달 만에 각각 97%, 7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확산의 혜택을 받은 두 기업이 내년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 벌어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 자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3개 이상 증권사가 실전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94곳의 내년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총 335조7000억원이었다.
이는 해당 상장사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인 229조원9000억원보다 46.0% 많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기준 삼성전자의 내년도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5조8706억원이다. 두 달 전 38조5000억원에서 96.9% 급증했다.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94조9880억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2026년도 연결 영업이익 전망 컨센서스는 12일 기준 70조2221억원으로 지난 9월 초(41조3861억원)에서 두 달 새 69.7% 올랐다.
두 회사의 내년도 연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4개사의 내년도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335조7000억원)의 43.5%에 달한다. 올해(34.7%)와 비교해서 두 회사의 비중이 8.8%가 커지는 셈이다.
이는 AI 서버 증설 속도를 반도체 생산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빅테크 기업이 잇따라 AI 투자 확대를 외치고 있어 내년도 반도체 평균판매단가도 계속 오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정치‘전작권 회복해…’ 제목·내용 명확이 대통령·대변인 발언도 잘 정리‘회복’ 의미가 무엇인지 의문 남아전문가 조언 통해 더 설명해줬으면
칼럼‘가벼운 입속의 검은 정치’의 제목본문에 없지만 상징성 있어 ‘신선’‘모국어에 대한 구역질’ 혐오 지적실제 체감 ‘미국사회’ 이해 큰 도움
창간 79주년 기획안보·청소년 등 다양한 이슈 다뤄전체 관통하는 주제 가늠 어려워‘미디어 리터러시’ 좋은 소재인데기사 게재 간격 멀어 독자들 혼란
사회‘캄보디아 범죄 사건’ 다룬 사설불안한 청년 경제 상황 잘 짚어줘‘방사 직후 폐사한 황새’ 보도 눈길‘멸종위기종 복원’추가 취재 기대
경향신문 독자위원회가 지난 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회의실에서 2025년 11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정연우 위원장(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정은숙(도서출판 마음산책 대표), 김예희(다인세무회계 회계사), 최정묵(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소장), 김용(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구원장) 위원이 참석했다. 김소리(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오용석(녹색전환연구소 기후시민팀 팀장)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10월은 증시와 부동산 등이 급상승했던 때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산가격 급등기에는 경제 관련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큰 만큼 경제기사가 좀 더 복합적이고 종합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상을 보도하는 것을 넘어 독자들이 ‘포모’에 이끌리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각도에서 기사를 써달라는 주문이었다.
김예희 =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코너에 <여유자금으로 주식을 사세요>(10월30일자)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글에서 냉랭한 경기와 뜨거운 주식시장의 어색한 동거를 잘 짚었다. 다만 제목을 보면 어쨌든 주식은 사라고 한다. 지금 주가가 4000을 넘었다지만 2021년 주가지수 3300에서 매수했다면 연수익률은 5%로 예금금리 수준에 불과하다. 여유자금으로 투자한다고 해도 큰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주식 상승세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FOMO)을 다독거리는 내용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한 달치 경제뉴스를 다 봤다. <코스피·삼성전자 모두 ‘역대 최고’ 불장인데…개미들은 ‘팝니다’>(10월16일자)라는 기사가 있다. 최근 젊은 친구로부터 “개미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표현들이 있다. 그런 용어는 설명이 별도로 있으면 좋겠다. 기사에서는 소액투자자가 떠나는 원인을 해외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왜 국내 증시보다 해외 증시를 선호하는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초보 투자자들이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단독]삼성전자 자사주 일시소각 시 삼성생명 유배당계약 지분 3천억대…과거 손해 이유로 ‘배당 불가’>(10월17일자)는 삼성전자가 왜 자사주를 소각했는지 부연설명이 있었으면 읽는 이에게 유익했을 것 같다. <‘10만전자’ 순풍에 찬물?…삼성전자, 미 업체 특허 침해로 ‘6000억대’ 배상금 물 처지>(10월11일자)는 ‘찬물’이라는 표현을 써서 배상금 부과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근데 기사를 보면 미국 텍사스주 동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에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평결했다는 내용만 사실 전달할 뿐 배상금 부과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나, 6000억원이 삼성전자의 주가에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이유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 왜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지 설명이 있는 게 적절했다.
박병률 = <여유자금으로 주식을 사세요> 칼럼은 요즘 ‘빚투’(빚내서 주식투자)로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기왕 주식을 한다면 위험하게 빚내서 하지 말고 여유자금으로 하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일간지 입장에서 경제 관련 기사 보도를 할 때 어려운 점이 기사 작성의 수준을 정하는 것이다. 독자마다 경제와 재테크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처럼 자산시장이 활황일 때는 초보 투자자들이 시장에 많이 유입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장이 좋고, 관심이 많을 때는 기사를 좀 더 세심하게, 심층적으로 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최정묵 = <이 대통령 “전작권 회복해 한·미 연합방위 주도…자주국방은 필연”>(10월1일자)은 제목도 잘 달았고, 내용도 명확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식 발언과 이에 대한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의 해설을 잘 정리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전작권 ‘환수’가 아니라 ‘회복’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김 대변인이 “원래 상태를 되돌린다는 의미로 이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설명만으로는 회복됐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어떤 정책이나 제도가 연관된 것일까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더 설명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더 정교해진 ‘반독점 조사’ 무기 든 중국…미·중 기싸움 치열>(10월15일자)은 중국의 반독점 조사를 협상 수단으로 해석해 문제가 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 다만 한국에는 이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는 내용을 담아 시사점을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미 국방부 기자단, ‘보도 통제’에 반발해 출입증 집단 반납>(10월16일자)은 신속하게 잘 썼고, 알권리 위협에 관해 잘 전달했다. 다만 이런 사건이 한·미 동맹이나 한·미 군사협력 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있느냐는 궁금했다.
정은숙 =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입속의 검은 정치>는 제목이 정말 좋았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기형도 시인의 ‘입속의 검은 잎’을 잘 조합했다. ‘이런 제목을 1면에 쓸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심지어 기사 본문에는 제목과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다. 제목은 기사 본문일 필요가 없고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본 제목 중 가장 신선한 제목이었다. 혐오와 관련된 칼럼을 유심히 봤다. 정유진 특파원의 <유창한 모국어에 대한 구역질>(10월28일자)은 실제 체감한 특파원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해줬다고 생각한다. 손제민 사회에디터의 (10월9일자)는 모두가 AI로 달려갈 때 이대로 괜찮은가를 점검하는 글이어서 인상 깊게 봤다. 따뜻한 기사로는 <“책값은 어른들이 낼 테니 마음껏 읽어요”…작은서점이 일으킨 선한 기적>(11월4일자)이 있었다. 청주의 한 작은책방에 어른들이 선결제를 하면 청소년들이 책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운동을 보도한 것인데, 출판인으로서 사기가 오르는 기사였다.
김용 = <[단독]하루 20명, 오늘도 한 반이 벼랑 끝에…학생 자살·자해시도에 무관심한 어른들>(10월19일자)은 청소년의 자살이나 자해시도가 얼마나 확산돼 있고, 심각한가를 잘 보여줬다. 특히 어른들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결정적인 게 아니고 가정이나 또래관계 어려움 등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잘 전달했다. 학교교육 문제는 입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혹은 AI·반도체 고급인재 양성에 대해서만 생각하는데, 현실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를 잘 제기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칭찬하고 싶은 기사다. <도핑을 권하는 한국 교육…집중력 ‘처방 시대’, 아이들이 위험하다>(10월8일자)는 자녀가 주의력결핍이 아닐까 걱정하며 과다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과잉처방되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는데, 요즘 아이들의 상황을 볼 수 있는 좋은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훈육이나 교육 문제로 인식되던 현상이 의학적 판단으로 전환됐다는 지적이 의미가 있다. 청소년 문제와 관련해 과잉의료화되고 있는 현실, 그리고 과잉의료화가 초래할 수 있는 문제 등을 경향신문이 계속해서 다뤄주기를 기대한다. <선생님은 여전히 ‘정치적 금치산자’…학생들 허위정보 무방비 노출>(10월16일자)은 교사들이 사회적 문제에 입을 닫아야 하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수업시간에 정치적 발언은 금지해야겠지만 퇴근 후 휴일에 SNS에 정치적 의사를 가볍게 올리는 것만으로도 교사가 징계를 받고 있다. 그 실태와 그런 식의 징계가 바람직한 것인가 문제를 경항신문이 한번 다뤄줬음 좋겠다. 교사는 정치후원금을 내지 못하는데,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다른 나라도 그런지 궁금하다.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하는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에 대한 언급이 있던데 토론수업 현상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이런 수업을 하는 학교는 많지 않다고 봐야 하는데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연간 학비 최대 6000만원 외국인학교, ‘내국인 귀족학교’ 변질 우려>(10월22일자)는 광주외국인학교에 해외 거주 이력이 없는 내국인의 입학정원을 현행 30%에서 50%로 확대시키기로 한 조례 변경을 비판하는 기사로 귀족학교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기사다. 광주의 경우 시행은 아직 안 됐지만, 이미 이렇게 시행하고 있는 학교가 꽤 있다. 외국인학교가 설립 목적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 취재해보면 좋을 것 같다. <교대 42%만 ‘이주배경학생 전형’…다문화 교사 양성 ‘소홀’>(10월21일자)을 보면 서울교대는 ‘부유층 자제 입학 사례’를 이유로 이주배경학생 선발을 폐지했다고 하는데 사실관계가 더 이상은 없어서 궁금했다. 차제에 이주배경학생들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취재해보면 어떨까 싶다.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잘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교사가 돕고 싶어도 어려운 경우도 많다.
정연우 = 창간 79주년 기획기사가 중요한 의제들을 많이 다뤘다. 미디어 리터러시부터 안보·국방, 국회 보좌관, 청소년 문제 등 다 중요한 문제다. 다만 그러다 보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창간 79주년 기획으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봤고, 그래서 이들 기사를 왜 준비했는지 기술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 시리즈 기사 간 게재 간격이 너무 벌어져 있어서 연속성을 갖고 보기 힘들었다. 10월2일자에 기획을 시작하면서 어느 날 어떤 기사가 나간다는 것을 사전에 안내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특히 10월14일자의 경우 1면과 9면에 사상 주입 공장 ‘극우대화방’이 실렸다. 9면은 ‘②정체성 부여-우리와 적의 대립구도’로 기사가 시작한다. 그런데 8면에도 ‘②팩트체크 인프라, 왜 사라졌나’가 있다. 이 기사는 어떤 기사랑 연결되는지 한참 찾았는데 10월2일자 미디어 리터러시 기사에서 이어졌다. 그렇다면 8면은 2일자 미디어 리터러시 기사와 이어진다는 것을 적시했어야 했다. <내 몸 관리의 외주화>도 상편은 10월2일자에, 하편은 10월21일자에 실렸다. 추석 연휴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시리즈 간격이 너무 멀다. 매우 중요한 문제제기를 했고, 기사 자체도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두 기사 간 간극이 길면 독자들이 혼란스럽다.
김소리 = 캄보디아 한국인 사망 사건 관련 기사가 많았다. 관련해서 10월19일자 사설 <청년고용률 17달째 내리막, ‘캄보디아 답’도 여기서부터>는 결국 청년들의 불안정하고 취약한 경제상황이 이런 상황을 만든 점을 잘 짚어줬다고 본다. 캄보디아 범죄에 연루되는 연령대가 청년인 점과 더불어 성별 측면에서도 접근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서 <젊은 남성은 왜 분노하는가?>에 대해 쓴 <가짜 공동체 ‘메노스피어’, 남성은 보이지 않는 적 대신 페미니즘을 겨눴다>(10월31일자)에서도 남성들의 학업성취도, 수감률, 자살률 등이 확실히 악화하는 추세라는 점, 남성들의 불만이 반정치와 극우정치의 자양분이자, 여성은 물론이고 사회 자체를 파괴하는 방향으로까지 극단화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언급하는데 캄보디아로 떠나는 남성들도 이런 접근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단독]방사 직후 폐사한 김해 ‘황새’ 부검하기로…김해시는 고발당해>(10월20일자)는 국가유산청의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기사이다. 국가유산청이 황새 방사와 관련해 어떤 내용으로 허가를 했고, 허가 후 어떤 관리와 감독을 하는지 등 복원사업 현황에 대해 자세히 취재해주면 좋겠다.
오용석 = <[기고]현실을 외면하는 ‘현실적인’ 목표>(10월15일자), <“죽고 사는 문제인데…기후위기 논의에 우린 초대된 적 없다” 2035 NDC 시민사회 긴급토론>(10월21일자), <[녹색세상]압축 소멸 국가의 NDC>(10월23일자) 등 경향신문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결정하기 위한 토론회와 사회적 논의를 충실히 보도했다. 특히 다양한 정책활동가들의 기고와 함께 2035 NDC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해야 할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도 담아냈다고 본다. 국가의 중장기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논의 과정이지만, 내용이 쉽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여론을 형성하기 어렵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목소리로 생동감 있게 NDC 관련 보도를 꾸준히 다뤄달라.
“경기장에 종이 울리는 순간, 종소리가 평화를 불러오고 사람들을 연결합니다.”
지난 12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종이 울리는 순간>은 온 국민이 환호했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으로부터 시작한다. 경기장에 울린 종소리에서 누군가는 평화를, 또 누군가는 알파인스키 경기장이 있는 가리왕산에서 매년 주민들이 올리는 산신제 소리를 떠올렸다. 이 영화를 만든 김주영 감독은 후자였다. 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물꼬를 튼 사실이 반가우면서도, 스키장을 건설하느라 자연이 파괴된 곳에서 평화를 말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가리왕산은 산림 내 식물 유전자와 종, 산림 생태계 보전을 위해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2008년부터 지정돼 한동안 개발로부터 보호받았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장을 지어야 한다는 이유로 2013년 보호조치가 해제됐고, 축구장 300개 면적에 해당하는 알파인스키 경기장이 가리왕산 중봉과 하봉 일대 184만㎡에 지어졌다.
정부와 강원도는 경기장 건설 당시 ‘올림픽이 끝나면 가리왕산을 철저히 복구하겠다’ 장담했다. 하지만 지역 관광사업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강원도가 복구를 거부하며 산림 복원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2030억 원의 건설비를 들인 경기장은 대화기간 단 3일 쓰인 뒤 현재까지 방치된 상태다. 환경단체와 강원도는 지난 9월에 야 일부 복원안에 합의할 수 있었다.
영화 <종이 울리는 순간>은 이렇게 파괴되고 방치된 가리왕산을 조명한다. 그러면서 올림픽과 같은 국제이벤트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질문한다. 단순히 가리왕산을 복원하라는 주문이라기보다, 산림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방식의 동계 올림픽 개최는 더는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또한, 관광단지 조성 등 산림에 가해지는 각종 난개발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자 제안한다.
영화를 제작한 두 명의 감독 김주영씨와 이란인 코메일 소헤일리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부부다. 배낭여행 커뮤니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친환경적 삶에 대한 가치관이 맞아 결혼했다고 했다. 지난 9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김 감독은 “신혼살림은 폐가구로 꾸렸고 지금 입은 옷도 구매한 지 최소 10년은 지났다”며 “환경 보호에 소극적이었는데, 적극적으로 환경보호를 하는 코메일을 보고 동화됐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환경 영화를 만드는 것도 이러한 삶의 연장선이다. 이들의 전작 <7개의 관문>(2022)도 토속신앙과 환경에 관한 이야기였다. 두 사람은 환경에 대한 단편영화 2편도 함께 제작했다. 독립다큐 제작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두 사람은 “덕업일치 같다”며 웃었다. <종이 울리는 순간>은 2022년 봄 울주영화제 당시 만난 시민단체 ‘산과자연의친구’ 소속의 최중기 전 인하대 생명해양과학부 교수의 제안으로 만들게 됐다.
영화를 위한 조사와 구성은 함께 했다. 다만 촬영 초반부에는 김주영씨가 임신과 육아로 바빠 대부분의 일을 코메일씨가 맡았다. 서툰 한국어 실력이지만 윤여창 서울대 산림환경학 명예교수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가리왕산을 오르고 군수, 시민 등을 만났다. 하지만 편집은 다른 문제였다. 한국어를 전부 이해할 수 없으니 좋은 이야기를 골라내는 일도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김주영씨도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고 본격적인 제작에 뛰어들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가리왕산이 벌목된 당시를 담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2014년부터 산이 베어졌고 올림픽은 2018년 마무리 됐다. 영화 촬영 시작은 2022년 12월 경이었다. 때문에 제작 제안을 받았을 때의 첫 질문도 ‘당시의 자료가 얼마나 남아있냐’는 말이었다. 숲의 남아있는 부분으로 산의 풍광을 담을 수 있긴 했지만, 영화에 담긴 과거 자료화면은 ‘산과자연의친구’의 아카이빙 자료에서 따왔다.
코메일 감독은 “촬영은 22년도에 시작했지만, 그들(환경단체)이 찍어둔 것은 2011년부터이기 때문에 이 다큐가 시작된 건 2011년”이라며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건 우리 두 사람이지만 사실 이 영상에 도움을 줬던 모든 이들의 공동제작이다. 같은 목표를 지녔던 덕에 엄청난 예산 없이도 힘을 모아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자료는 충당했지만 적은 예산으로 촬영, 편집 등 제작 과정의 대부분은 두 사람이 해냈다. 최대한의 제작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었다. 김 감독은 “독립성을 보장받은 덕분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부 담을 수 있어서 기뻤다”면서도 “촬영부터 음향, 편집까지 둘이서 하느라 아쉬운 점이 많다. 그래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국제 이벤트의 이면에 대해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심히 만들었지만 관객분들이 봐주시지 않으면 어떤 영향력도 만들 수가 없잖아요. 일반 관객분들은 물론, 선수분들 중에서도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지속 가능한 올림픽 캠페인에 동참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두 사람은 환경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코메일 감독은 “올림픽 작업을 하면서 대규모 이벤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며 “남북한이 통일된다는 가정하에 이뤄질 대규모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 영화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니 만큼, 앞으로는 대안을 찾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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