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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루 [정희진의 낯선 사이]소통이 안 되는 이유

작성일 25-10-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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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조회 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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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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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루 독일의 신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의 책 <죽음이 마지막 말은 아니다>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모든 사람에게는 비밀스러운 세계가 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빛나고, 가장 끔찍한 날로 상처 입은 그 세계는 다른 이들에게는 결코 열리지 않는다.” 소설가 박완서가 아들을 잃고 쓴 고통의 일기, <한 말씀만 하소서>에도 이 구절이 나온다.
인간사의 소통 불가능성에 대해 이만큼 정확한 언명도 드물 것이다. 나의 마음, 타인의 마음이 절대로 열리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마음을 닫아서가 아니라 몸의 개별성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사회적 구성물이지만 동시에 철저한 개체(個體)이다.
명절 연휴. 대화가 스트레스가 되는 시간이 왔다.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많지만 여전히 우리는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나는데도 사람들은 대개 예의가 없다. 매일 친하게 지내는 사이에서도 하기 힘든 그 유명한 질문, 아니 심문(審問)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댄다. 주로 아랫사람을 상대로 한 취업, 진로, 결혼 여부, 재테크 등에 대한 궁금증(?)이 그것이다.
몇해 전 정치학자 김영민은 명절의 이러한 현상에 대해 동문서답으로 대응하라는 칼럼을 써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당숙이란 무엇인가”라는 식으로 되물으라는 얘기다. 평소 젠더 이슈를 둘러싸고 모욕에 가까운 질문을 받는 나도 자주 사용하는 소통 방법이다. 젠더에 대한 질문은 비상식적이거나 대답하기에 며칠이 걸릴 만한 추상적이고 큰 물음이 대부분이어서, 나는 내게 “물을 것이 있다”며 다가오는 이들이 다소 두렵다. 한국 사회는 젠더의 인식론적 지위가 낮고 여성학 지식이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나 역시 동문서답을 하거나 겸손한 척하면서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 전략은 상대방을 설득하기보다 당황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소통을 간절히 원한다. 내 뜻대로 되는 대화, 내 말을 잘 들어주는(듣는) 사람, 나를 수용해 주는 사회를 원한다.
타인과 연결은 삶의 조건이자 의미가 된다. 그렇지 않을 때 우리는 “외롭다”고 말한다. 외로움과 혼자임은 다르다. 가장 외로운 시간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소통이 안 되는 타인과 제도적 관계로 묶여 있을 때다. 가족, 직장 생활, 파트너, 사제 관계, 군대 내 계급 등이 대표적인 (폭력적) 제도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소통은 더욱 어려워졌다. 사람마다 주로 이용하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손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e메일로만 소통하는데, 요즘은 원고 파일조차도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다. 전자메일도 점차 낙후된 매체가 된 것이다.
게다가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은 대체로 약자가 되기 쉽다. 인생 문제를 대화가 아니라 힘의 원리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굳이 타인과의 대화가 필요하지 않다. 그들은 주로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요점이 뭔데?” “예, 아니요로만 말하시오.”
대화는 격렬한 평화
한편, ‘대화=평화=민주주의’일까? 우리는 “주먹 대신 대화”가 좋은 가치라고 믿는다. “대화로 해결하자”는 말이 넘쳐나지만 실제는 대화는 불가능하거나 이미 짜인 문화적 각본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나는 사유하지 않는 대화 지상주의자를 경계한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인간관계, 즉 소통이다.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말이 안 통해서” “말해봤자 소용이 없어서” “말을 안 듣는 인간들 때문”이다. 반대로 말이 통하는 순간 인간은 사랑을 하고 깨우침의 쾌락을 얻는다.
소통은 ‘본래’ 불가능한 인간사다. 나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보다 왜 불가능한가를 살펴봄으로써 최소한의 소통을 모색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삶이라고 생각한다.
대화(對話), 소통(疏通), 모여서 말하기(會話·conversation)라는 단어 자체가 대화의 어려움을 웅변한다. 대화의 ‘대(對)’는 적대를 뜻한다. 마주 앉아 말하기는 상당한 불안이 따르는 노동이다.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대화는 편안하지 않다. 변화가 일어나고 긴장이 따른다. ‘소통’은 어떠한가. ‘소(疏)’에는 멀리 있다, 친하지 않다는 뜻이 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소외(疏外)’의 그 한자이다. ‘conversation’은 영어 동사 ‘convert’의 명사형으로 개종(改宗)하다, 전환하다라는 뜻이 있다. 이를테면 110V 제품이 220V로 바뀌는 경험이다. 대화는 종교를 바꾸는 개종 수준의 변화를 요구하는 인간 활동인 것이다. 이 단어들은 모두 만남의 어려움, 대화 자체의 격렬한(violent) 본성을 함의한다. 폭언이 말이 아니라 폭력인 경우가 대표적일 것이다.
소통은 내게로 돌아오는 길
근대 해부학의 발달은 보편적 인권 개념의 물적 근거가 되었지만, 동시에 앞서 말한 대로 인간은 자기만의 고유한 몸을 가진 단독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개인 개념이 등장한 것이다. 고로 우리는 타인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없다. 누구도 남의 삶을 살 수 없으며, 대신 아플 수 없고, 자녀 대신 공부해 줄 수 없다.
지구상 80억명의 사람은 모두 다르다. 타인의 몸과의 단절성이 바로 인간의 고유성, 양도할 수 없는 인권의 근거이면서 동시에 소통이 불가능한 근본적 원인이다. 이처럼 소통 불가능성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 그 자체에 있다.
또한 우리는 각자 다른 세계에 산다. 사람마다 사회적 위치(포지션)가 다른 것이다. 성별, 연령, 장애, 지역, 성 정체성 등 개인이 처한 처지나 정체성의 차이 때문에 우리는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당대 한국 사회의 세대 갈등, 젠더 갈등, 지역 갈등은 큰 문제지만, 이는 인류 역사상 언제 어디서나 존재했던 차별이자 갈등이기도 하다.
사회적 위치만 다른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관계는 권력 관계다. 상하, 위계, 이해관계에 따라 우리 몸은 시시각각 변한다. 갑을 관계도 역전될 수 있으며, ‘갑을병정…’으로 얽힌 관계도 숱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표현의 자유가 ‘반사회적인 깽판’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소통이 불가능하기에 대화의 내용은 많은 경우 오해, 무시, 아부, 못 들은 척, 알아들은 척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여성주의 평화학자 신시아 인로는 가장 완벽한 의사소통은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진 ‘폭력’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소통이 불가능한 이유는 너무나 많다.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라고 하지만, 그 약속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것도 아니며 수시로 변하는 약속이다. 약속은 계속 변화하며 언제나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말의 유동성(流動性), 대화 중 미끄러짐, 불확실성이 언어의 본질적 조건이기 때문이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은 글자 그대로 말의 길이 끊이거나 잃은 상황, 내 상황을 설명할 언어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할 말은 많은데 (박준 시인의 표현대로) “출력”이 안 되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언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전달 과정 즉 대화는 상대방과 나의 말이 번역되는 행위다. 번역에는 오역이 필연적이다. 대화가 오고 가는 과정에서 말이 흔들리고 각자가 받아들이는 방식과 의미가 달라진다. 상처받지 않는 의사소통이 가능할까? 만일 가능하다 해도 그것은 언제나 조우(遭遇·encountering)의 형식을 띤다. 영원하지 않은 우연적인 행운인 것이다.
당위적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소통이 왜 불가능한가를 생각해봄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소통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통의 의지를 갖되, 불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대화는 본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길이다. 사람들과 만난 후 우울하거나 찝찝한 적이 있다면 두 가지 중 하나가 아닐까. 상대방의 무례로 내 기분이 상했거나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내게로 돌아오는 길(성찰)이 번잡하고 부끄러운 경우가 그것이다.
소통에 임하는 최선의 방법은 결국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내가 상대방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항상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타인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기보다 협상적으로 말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타인에게 하는 말이나 질문을 나 자신에게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면, 아무 말이나 할 수 없고 세상은 조금 평화로워질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3일로부터 10개월이 지났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불법계엄이 몰고 온 대혼란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과 검찰·특별검사팀 수사를 잇달아 거치면서 ‘파면된 자연인’이자 ‘구속 기소된 피의자’로 신분이 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 과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진 않았다. 모든 수사와 재판 단계마다, 모든 절차를 하나하나 문제 삼으며 어떻게든 제동을 걸려 했다. 30년간 법률가로서 쌓아온 지식과 법 기술을 총동원했다. 법적으로 가능한 건 뭐든 해보겠다는 그의 ‘법꾸라지’ 행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가 포기를 모르는 탓에 한국 사회는 불필요한 갈등까지 떠안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서류 수령 거부’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16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사건 접수를 통보한 후 열흘이 넘도록 헌재가 보낸 서류를 받지 않았다. 인편과 우편, 전자문서 등 여러 방법으로 10여 차례 보낸 서류들은 ‘경호처 수취 거절’ ‘수취인 부재’ 등을 이유로 전달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같은 달 27일 1차 변론준비기일 5시간쯤 전에야 대리인 3명의 소송위임장을 냈다.
같은 시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차례 보낸 출석 요구서도 모두 피했다. 수사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갈수록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소환조사에 불응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수색영장을 서울서부지법이 지난해 12월31일 발부하자, 윤 전 대통령은 영장 효력정지 가처분을 내는 등 각종 소송을 걸어 적법성을 물고 늘어졌다. 지난 1월 공수처와 경찰이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을 땐 대통령경호처의 물리력을 동원해 맞섰다.
검찰총장 출신이자 대통령이라서 가능한, 그러나 ‘치졸하고 비겁한 대응 방식’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이 방식은 끝까지 유효하지도 않았다. 완강하게 버티던 윤 전 대통령은 결국 지난 1월15일 공수처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적부심 청구를 기각했다. 그는 체포된 뒤 일절 진술을 거부했지만 같은 달 19일 구속돼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피고인’ 신분이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이 구속 기간 만료 후 기소했다’고 주장하며 구속 취소를 청구했고 법원이 지난 3월7일 이를 받아들였다. 모든 피의자는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의 어깃장이 먹혀들면서 사회적으로는 또 다른 갈등이 번졌다. 내란 사건 재판장으로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한 비판은 사법부 불신으로 이어졌다. 당시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 전 검찰총장 역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봐주기’란 비판을 마주했고, 특검 수사 대상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 후로도 수사와 재판에 이의신청을 이어갔다. 지난 6월 출범한 조은석 내란·외환 특검팀의 소환 요구에도 번번이 몽니를 부렸다. 특검이 ‘체포영장 청구’라는 카드를 쓰자 마지못해 조사에 응했고, 조사 주체가 경찰이란 사실에 조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특검은 모든 단계마다 시비를 거는 윤 전 대통령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강조해 그를 재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윤 전 대통령은 풀려난 지 124일 만인 지난 7월10일 다시 구치소로 돌아갔다.
특검은 당시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법률전문가이자 자칭 ‘법치주의자’임에도 누구보다 법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수사 절차의 위법성만을 반복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국가의 형사사법 시스템을 전면 부정하며 형사사법 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히고 있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은 오히려 보란 듯이 더 본격적으로 어깃장 놓기에 돌입했다. 다시 수감된 날부터 곧바로 특검 조사와 내란 재판에 불응하기 시작했다. 내란 특검이 3번에 걸쳐 시도한 강제구인은 윤 전 대통령 ‘버티기’에 결국 무산됐다. 김건희 특검은 물리력까지 동원해 강제구인에 나섰지만, 그가 속옷 차림으로 누워 ‘육탄거부’로 나서자 철수했다. 내란 사건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10회 연달아 불출석하자 당사자 없이 진행하는 궐석 재판을 진행키로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구치소에서 두문불출하면서도 필요할 땐 선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월18일 구속이 부당하다며 청구한 구속적부심과 지난 9월26일 보석 심문에는 출석했다. 각각 약 30분, 20분간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함께 자신이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유 등을 직접 설명했다. 법원은 구속적부심에서 구속 필요성을 재차 인정하며 윤 전 대통령의 청구를 기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내란 특검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도 청구했다. “현행 특검법은 입법부가 행정부의 고유 권한인 수사권에 직접 개입해 특정 정당을 배제한 채 특검을 임명하고, 수사 범위와 대상을 지정함으로써 권력분립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는 게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이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재판관 9명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로 회부해 정식 심리한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최순실씨가 비슷한 취지로 ‘국정농단 특검법’이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에서 2019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당시 “특검 후보자의 추천권을 누구에게 부여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특검을 임명할 것인지에 관한 사항은 국회가 입법재량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헌재 결정례에 비춰보면 이번 헌법소원 청구는 재판 지연 전략 중 하나에 가깝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헌법소원 청구에 앞서 별개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했다. 내란 사건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경우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은 중단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2022년 구미공장 화재에 대한 화재보험금 총 647억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가 충분한 보험금을 받으면서도 정리해고와 폐업을 강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한국옵티칼과 삼성화재는 추가 화재보험금으로 기업휴지위험담보금 122억원 지급에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험금 청구서류 제출 절차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옵티칼은 이미 수령한 재물담보금 405억원, 적하보험금 120억원에 더해 총 647억원의 화재보험금을 타게 된다.
일본 닛토덴코가 지분 100%를 가진 한국옵티칼은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그해 12월 법인을 청산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 17명은 이듬해 2월 정리해고됐다. 닛토덴코는 이후 구미공장의 생산물량을 평택공장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했다. 노동자들은 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거부했다. 해고 노동자 박정혜씨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공장 옥상에 올라 세계 최장기 600일간 고공농성을 벌였음에도 사측은 여전히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한국옵티칼이 보험금으로 충분히 공장 복구를 할 수 있다고 봤다. ‘한국옵티칼 화재현장조사서’에서 소방청은 ‘예상되는 사항 및 조사사항’으로 “화재보험이 가입돼 있어 피해 복구에 어려움은 없어 보임”이라고 했다. 통상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복구에 어려움이 없다고 기재하진 않는다. 소방청에 문의 결과 “당시 화재조사관이 피해보상금으로 충분한 피해 복구가 가능하다는 판단하에 기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옵티칼은 공장을 복구하지 않고 폐업을 결정했다. 당시 사업종료 사유로 ‘피해복구에 3년 정도의 장시간 소요’를 내세웠지만, 수백억원대 보험금을 받으면서도 화재 발생 직후 3년 가까이 피해 복구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이다.
또 한국옵티칼은 사업종료의 다른 이유로 ‘경영유지 어려움’을 들었지만, 폐업 전 대규모 신규채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한국옵티칼 연도별 고용보험 신규 취득자수 현황’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2022년도에 총 124명이 신규 채용됐다. 전년 대비 110명 증가한 수치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했다. 쌍둥이 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은 화재 이후 꾸준히 신규 채용 중이고, 영업이익 역시 증가하고 있다. 고용승계 여력이 있는데도 회사가 별개의 법인을 내세워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외투기업이 정부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고도 고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회피한다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2003년 11월 구미 외국인투자단지에 입주한 한국옵티칼은 토지 무상임대와 법인세·취득세 등 각종 세제 감면의 혜택을 받으며, 국내에서의 수십조의 이익을 보장받아왔다. 약 20년간 한국옵티칼이 감면받은 비용은 임대료 62억7000만원, 취득세 6억3500만원, 재산세 1억5900만원에 달한다.
김 의원은 “피해복구에 장시간 소요된다는 이유로 먼저 폐업을 신청하더니, 한국옵티칼은 정작 피해복구가 가능한 수준의 화재보험금을 지급받고도 지난 3년간 피해복구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이윤만 챙기고 고용은 회피하는 전형적인 외투기업의 비윤리적인 행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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