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용접 [김월회의 아로새김]마음을 저버린다는 것
작성일 25-09-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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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조회 4회 댓글 0건본문
그들의 모습은 맹자식으로 말하자면 자포자기의 전형이다. 흔히 자포자기라고 하면 모든 일을 포기하고 절망에 빠져 무기력하게 퍼져 있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자포자기라는 말의 지식재산권자 격인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기를 해치는 자와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자신을 버리는 자와는 함께 일할 수 없다. 예의를 비방하며 말하는 것을 일러 ‘자포(自暴)’라 하고, 인의를 행치 않음을 일러 ‘자기(自棄)’라고 한다.”
맹자에 따르면 자포자기하게 되는 이유는 ‘방심(放心)’, 그러니까 마음을 놓아버렸기 때문이다. 본래 사람은 하늘의 도덕적 본성을 마음에 타고난 선한 존재다. 다만 하늘의 도덕적 본성을 ‘단서’의 형태로 타고난다. 그래서 사람은 성장하면서 또 살아가면서 도덕의 단서, 곧 실마리를 잡고 이를 풀어감으로써 도덕적 본성을 온전히 펼쳐내야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선한 이가 된다. 도덕의 단서를 타고났다고 하여 자동으로 선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단서를 부여잡고 지속적으로 풀어가야, 곧 도덕을 실천해가야 비로소 선해진다는 뜻이다.
역으로 타고난 도덕의 단서를 놓아버리면, 더는 사람이 아니라 금수 같은 존재가 된다. 이것이 맹자가 말하는 방심으로 인한 결과다. 도덕의 단서가 마음에 담겨 있기에 그것을 놓는다는 것은 곧 마음을 놓는 것이 되기에 그러하다. 그래서 맹자는 도덕적 본성이 단서 형태로 담겨 있는 마음을 보존하는 것, 곧 ‘존심(存心)’과 단서를 풀어내어 도덕적 본성이 완연하게 드러나도록 마음을 기르는 ‘양심(養心)’을 매우 강조했다.
다산 정약용은 마음을 놓는다는 것을 ‘마음을 저버린다’고 표현했다. 도덕적 본성이 깃든 마음을 저버린 이를 이익으로 유혹하면 그는 개나 돼지가 끌려다님과 같고, 위세로 두렵게 하면 여우나 토끼가 굴복함과 같으며, 여위고 파리해지며 마르고 시들어 쓸쓸히 죽음에 이른다고 <심경밀험>에서 단언했다. 이것이 자포자기의 끝에 서 있는 서늘한 결말이다.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이웃에게 수십 년간 밭일을 시킨 70대가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주지검 형사1부(김재남 부장검사)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사기 혐의로 7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청주에 사는 A씨는 1995년부터 2023년까지 3급 지적장애인인 이웃 B(70대)씨에게 자신의 밭일을 강제로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2016년부터 2022년까지 B씨 명의의 농업인 면세유 카드를 발급받은 뒤 이를 사용해 126만원 상당의 면세유를 가로챈 혐의도 있다.
A씨는 욕설과 폭언 등으로 B씨를 협박해 일을 시켰고, 소처럼 쟁기를 뒤에 끌게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피해자 B씨의 고소로 드러났다. B씨의 가족은 A씨가 억지로 농사일을 시킨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당시 B씨의 자녀가 농촌에서 홀로살고 있던 아버지가 걱정돼 집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에 A씨가 B씨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장면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CCTV에는 B씨가 다리를 절뚝이며 밭을 갈고 있었고, A씨는 그런 B씨를 뒤따라다닌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B씨 변호인과 CCTV 등을 토대로 A씨가 2023년 4월과 5월 2차례 정도 B씨에게 밭일을 시킨 뒤 임금을 주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입회하에 진술조서를 작성했다”며 “2차례의 착취행위를 확인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추가 목격자 진술과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A씨가 수십 년간 B씨의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판단하고 그를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인륜적 범행에 대해 보완수사를 통해 엄정히 대처하겠다”며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16일 밤 국민의힘 의원 권성동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에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은 다음날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장기 집권을 위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야당 말살 단계”라고 주장했다.
매우 어려운 사정에 처해 있는 국민의힘의 대표가 한 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게 썩 내키진 않지만, 그간 국민의힘이 잘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사람으로서 다른 생각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국민의힘이 잘되기를 간절히 바란 이유는 국민의힘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나는 민주당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유권자가 갖고 있을 생각처럼, 나는 한국 정치가 잘되기를 바랄 뿐이다.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한국과 같은 양당제 국가에서 정치 발전은 양당이 대등한 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어느 한 정당의 쇠락이나 타락은 다른 정당의 쇠락이나 타락을 불러온다. 어떤 이유로 자멸하는 정당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정당은 유권자의 눈에 들기 위해 애를 쓸 필요가 없다. 선거에선 그 자멸하는 정당의 추태만 지적하는 것으로도 쉽게 승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두 거대 정당들이 평소 이해하고 실천하는 정치는 상대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증오·혐오를 증폭시키는 것이다. 그러다 각계의 유능한 인재들이 정치가 더럽다고 침을 뱉으면서 돌아서면 어떡하나? 그건 오히려 반길 일이다. 이젠 아예 일상이 돼버린 ‘막말 파동’을 수반한 정치인들 사이의 이전투구는 정치 혐오를 키움으로써 그들의 기득권을 보호해준다. 과거 과자가 귀하던 시절 어린애들이 과자에 침을 퉤퉤 뱉어놓음으로써 자기 소유권임을 분명히 해놓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나는 민주당이 국가의 장래보다는 눈앞의 당파적 이익을 앞세우며, 강성 지지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건 일단 내지르고 보는 매우 무책임하고 나쁜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민주당보다 더 무책임하고 나쁜 정당이 있으니, 바로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이 비난하는, 다수 의석의 힘을 오남용한 민주당의 ‘패악질’을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자신들이 만든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해 역사의 시곗바늘을 44년 전으로 되돌리는 시대착오적 범죄를 저질렀으면 모두 다 무릎 꿇고 국민께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윤 어게인’을 외쳐대다니, 이런 최악의 패악질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공약 지켜야 국힘은 극우정당 되고
지금은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가 아니다. 한국 사회가 44년 전으로 퇴보해도 좋다고 생각하거나, 오죽하면 계엄을 저질렀겠느냐고 동정하거나 공감하는, 시대착오적 퇴행이 죄가 되는 시대다. 이 살벌하고 잔혹한 국제 경쟁 체제에서 우리 후손들의 안녕과 번영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그런 시대착오적 퇴행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나는 국민의힘이 하루빨리 그런 퇴행의 늪에서 빠져나와 민주당과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정상성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우리가 목격한 건 국민의힘 내부에 창궐한 ‘윤 어게인’이라는 전염병이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친(親)‘윤 어게인’ 후보를 내세워 윤석열의 자폭에 이어 제2의 자폭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벼락같은 몰락에 대한 울분을 발산하는 한풀이가 대선의 목적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대선 패배 후라도 국민의힘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았겠건만,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자폭이 윤석열 개인의 광란이라기보다는 평소 국민의힘에 내재된 집단적 광기였음을 입증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윤 어게인’을 원했던 일부 지지자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그들이 느끼는 고통과 좌절은 모든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무릎을 꿇고 비는 눈물 어린 사죄로 위로하면서 새로운 비전과 각오로 넘어섰어야 할 과제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윤석열의 광란을 방치했던 것처럼 이젠 지지자들의 좌절에서 비롯된 자해적 노선을 무작정 추종함으로써 또 한 번 몹쓸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서 떠오른 인물이 장동혁이다. 한때 친한동훈계였다가 뒤늦게 친윤으로 변신한 장동혁은 7월21일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반드시 당대표가 되어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튜버 전한길은 당대표 후보들에 대한 일종의 ‘면접’을 예고했는데, 안철수·조경태·주진우는 “답변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거부한 반면 장동혁과 김문수는 “당연히 답하겠다”고 했다. 7월31일 장동혁은 보수 유튜브 채널이 주관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나와 전한길의 질문에 답하면서 “당대표가 된다면 적절한 시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가 허용된다면 면회를 가겠다”고 답했다.
장동혁은 8월19일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당대표 선거 3차 TV토론에서 “당대표가 돼서 내년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할 수 있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한길씨 중 누구를 하겠나”라는 질문에 전한길을 선택했다. 8월22일 당대표 경선이 반탄(탄핵 반대)파인 김문수·장동혁 양자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김문수는 “찬탄파도 포용해야 한다”, 장동혁은 “내부총질자는 정리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8월23일 채널A가 주관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결선 토론회에서 “(이전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배신자’ 구호를 외쳐댄) 전한길씨에 대한 경고 징계는 솜방망이 처분이다?”라는 사회자의 공통 질문에 김문수는 “그 정도는 적절한 결정”, 장동혁은 “과도한 처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힘 결별자들은 보수신당 창당
이상 살펴본 것처럼 장동혁은 철저하게 ‘윤 어게인’ 지지자들이 좋아할 발언만 했다. 이런 전략은 적중했다. 8월26일 장동혁은 예상을 깨고 김문수를 불과 0.54%포인트의 근소한 격차로 제치고 당대표로 선출됐으니 말이다. 이제 장동혁에게 남은 일은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었지만, 그는 전혀 다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장동혁은 9월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왼쪽으로 움직이는 보수가 아니라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보수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아니 그게 말이 되나? 중도가 어떻게 ‘윤 어게인’을 외치는 정당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전당대회 결선투표 하루 전에 발표한 칼럼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정치인들은 그걸 믿는 지지자들과는 달리 ‘윤 어게인’을 전혀 믿지 않으면서 단지 이용할 뿐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개혁신당 대표 이준석이 9월1일 한경닷컴 인터뷰에서 문제의 핵심을 잘 정리했다. 그는 장동혁이 이끌 국민의힘의 전망에 대해 “예전에 장동혁 의원을 보궐선거에 공천한 적이 있는데, 공천하기 전에 지역 사정에 정통한 누군가에게 어떤 인사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며 “거두절미하고 ‘용꿈 꿀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아마 전당대회의 국면에서 강경 보수층에게 어필하는 행보를 했지만, 상당히 중도적인 포지션을 잡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날카로운 지적이다. 장동혁의 ‘용꿈’은 좋지만, ‘윤 어게인’과 중도를 동시에 껴안겠다는 엉거주춤 전략은 국민의힘을 말려 죽일 것이다. 이재명 정권에 독설을 퍼붓는 것과 장외투쟁 이외엔 다른 대안이 없는데, 이것으론 여론이 움직이질 않는다. 그런 식으로 ‘윤 어게인’ 세력을 잠시 붙잡아둘 수는 있겠지만, 중도는 ‘윤 어게인’ 근처에도 갈 뜻이 전혀 없는 걸 어이하랴. 종국엔 둘 다 놓치면서 자멸의 길로 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동혁은 자신의 공약과 공언을 지켜야 한다. 즉각 윤석열 면회를 가서 그가 못 이룬 꿈을 이루겠다며 위로하라. 전한길을 고위 당직에 임명해 공천도 주고 그의 가르침을 따르라. ‘내부총질자들’은 당장 당에서 쫓아내라.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민의힘은 유럽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순수 극우정당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쫓겨난, 아니 제 발로 걸어 나온 사람들은 중도를 섬기면서 진보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새로운 보수정당을 창당할 것이다. 민주당 정권이 국정운영의 상당 부분을 장기간에 걸친 정략적 적폐 청산으로 대체하려 든다면, 새로운 보수정당은 민주당을 누르고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 이런 전망과 무관하게, 공인이 약속을 지키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장동혁의 약속 이행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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