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용접 [그림책]짝 잃은 양말은 쓸모를 잃었지만 행복했습니다
작성일 25-09-2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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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용접 사라진 양말한 짝 루시아나 데 루카 지음·줄리아 파스토리노 그림 | 문주선 옮김 | 여유당 | 40쪽 | 1만7000원
빨래를 하고 나면 양말 하나 홀로 남을 때가 있다. 집 구석구석을 찾아도 사라진 한 짝은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여기, 태어날 때부터 함께였던 양말 알록이와 달록이가 있다. 이 둘의 생이별도 어느 날 세탁기 속에서 갑작스레 찾아왔다.
달록이는 새카맣고 구불구불한 터널을 떠내려가던 중 눈을 뜬다. 알 수 없는 진녹색 이물질, 시커멓고 징그러운 털 뭉치 옆에서 하염없이 알록이를 찾는다. 혼자가 된 가엾은 존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해진다.
강을 건너고 바다에도 휘말린 달록이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 검은색 땅, 고여서 썩은 듯한 어두운 강물,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탁한 바다가 그려진 삽화를 넘길 때마다 달록이의 좌절과 슬픔이 함께 느껴진다. 달록이가 더 이상 알록이를 찾는 목소리마저 낼 수 없을 때, 어느 섬에 도착한다.
그곳엔 짝을 잃고 홀로 남은 양말들이 가득하다. 붉은 하트 무늬 양말, 푸른 별이 박힌 양말… 이들 중엔 요리사도 있고 우체부도 있고 또 커플도 있으며 홀로 즐겁게 살아가는 양말들도 있다. 이곳에서 달록이도 온전한 삶을 되찾는다. 줄리아 파스토리노는 혼자라도 밝게 빛나는 형형색색의 양말들을 앙증맞게 그려냈다. 부드럽고 둥근 선, 화사하면서 따뜻한 색감은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 여운을 남긴다.
아르헨티나 작가 루시아나 데 루카는 짝 잃은 양말들이 서로 기대어 만드는 행복한 일상을 이야기한다. 평생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던 짝을 잃었다고 삶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며, 그 상실의 빈자리 또한 나를 이해하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언젠가 메워진다는 희망도 전한다.
홀로서기에 성공한 달록이는 이제 섬에 도착한 새 친구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달록이가 만날 또 다른 양말은 누구일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그 만남을 향한 기대와 설렘이 이어진다.
2025 KBO리그 타격왕 경쟁이 마지막까지 알 수 없게 됐다. 타격 1위 양의지(두산)가 이탈했다.
양의지는 15일 현재 126경기에서 타율 0.338(447타수 151안타)로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 롯데 빅터 레이예스(0.330)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양의지의 9월 타율은 6경기 0.545로 한창 뜨거웠다. 그러나 무릎을 다쳤다.
지난 13일 창원 NC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무릎을 맞았고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양의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 타격 1위를 뺏기 위해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타율 2위에 머물렀던 레이예스가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해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쓴 레이예스는 올해도 175안타로 안타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양의지가 자리를 비우면서 레이예스가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꾸준한 타격이 강점인 레이예스는 7~8월 잠시 주춤했다가 9월 다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9월 7경기 중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롯데는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를 위해 막판 스퍼트 중이다. 레이예스가 안타를 많이 뽑아내야 롯데가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타율 0.327로 문현빈(한화)이 그 뒤를 잇는다. 9월 9경기 타율 0.444로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의 선두 싸움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한화는 지난 12일 대전 키움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13일부터 20일까지 8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감을 잡은 문현빈으로서는 매일 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안타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 문현빈의 타율 역시 한화의 선두 추격에 동력을 불어넣게 된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안현민(KT)도 타율 0.325로 타격왕을 다투고 있다.
규정 타석에 진입하자마자 타격 1위에 이름을 올렸던 안현민은 8월 23경기 타율 0.234로 주춤하면서 한 걸음 물러났다.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막바지 체력 저하로 고비를 맞았다. 9월에도 아직은 회복세를 타는 정도지만 지난 14일 삼성전에서 장외 홈런을 날리면서 괴력을 자랑했다.
삼성의 공격 첨병으로 활약 중인 김성윤도 가능성은 있다. 7월까지만 해도 이 부문 선두를 다투던 김성윤은 시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밀려났다. 현재 타율 0.322로 5위지만 주로 2번 타순에 배치되는 터라 타석이 자주 돌아온다.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노려볼 만도 하다.
추격자들이 확 튀어나오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휴식을 가진 양의지가 1위를 계속 지킬 가능성도 있다.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당시 추월에 실패한 주인공이 바로 양의지다.
양의지는 2018년 LG 김현수와 타격왕을 다퉜다. 그러나 김현수가 9월 초부터 발목 부상으로 117경기 타율 0.362에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양의지는 그 뒤 마지막까지 뛰며 추월을 위해 애썼지만 그해 133경기에서 타율 0.358을 기록하면서 2위에 머물렀다.
두산은 15일까지 132경기를 치렀다. 양의지가 열흘만 쉬고 돌아오더라도 남은 경기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양의지가 돌아올 때 오히려 2위와 격차가 더 벌어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양의지는 2019년에 이어 두번째 타격왕에 도전한다.
몇년 전 경북 안동시에서 시민들과 함께 시의 예결산을 공부했다. 당시 안동시의 예산은 해마다 1000억원 정도씩 증가했고 주변 도시들보다 많은 사업비를 썼다. 특히 문화 및 관광 분야 예산이 많았고 그중 큰 항목이 ‘유교 문화권’ 사업이었다. 이 돈으로 안동시는 국제컨벤션센터와 세계유교문화박물관, 한국문화테마파크 등을 지었다.
안동시는 이 사업을 통해 한·중·일 유교 문화의 거점도시가 되겠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은 얼마나 실현되었을까? 안동시에 들른 적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라고 적은 현수막이나 표지판을 기억할 것이다(2006년 안동시가 특허청에 등록해 다른 지역은 이 문구를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중·일은 고사하고, 안동을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조차 많지 않을 듯하다.
적자와 부패만 누적된 관광산업
이 유교 문화권 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된 ‘3대 문화권 개발사업’의 한 축이다. 2009년 발표된 관광산업 선진화 전략은 지역의 관광자원을 발굴해 관광산업을 육성한다며 경북도의 23개 시군과 대구광역시를 3대 문화권, 즉 유교 문화권·신라 문화권·가야 문화권으로 선정했다.
이 전략은 안동시를 유교 문화권의 거점으로, 경주시를 신라 문화권의 거점으로, 고령군을 가야 문화권의 거점으로 정하고 인근 지역으로 관광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3대 문화권 사업에 2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그런데 엄청난 사업비가 투입된 3대 문화권을 아는 시민들은 얼마나 될까? 아는 사람도 적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현지에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결국 많은 돈을 썼지만 관광산업 선진화는커녕 매년 적자만 누적되고 있다. 경북도청에 따르면 2024년을 기준으로 46개 시설의 운영에 따른 적자가 288억원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적자에는 부패도 한몫을 했다. 2024년 8월, 감사원은 안동시가 자격 없는 업체와 시설관리 계약을 체결하고 토지매각 협약을 부당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했다(이런 심각한 문제에도 감사원의 처분은 통보와 권고, 주의로 그쳤다).
정권의 교체에도 이 사업이 계속 추진된 배경에는 철옹성처럼 버텨온 경북도의 기득권 정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와 대학, 언론, 기업들도 이 사업에 붙어서 이득을 취했을 것이다. 그래서 빈약한 콘텐츠, 지나친 시설 투자라는 관광산업의 거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올해 초대형 산불에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 주민들의 삶이 어려울 텐데, 경북도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3대 문화권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성장에서 회복력 강화로 전환을
관광산업에 몸담았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과 미래 산업으로의 육성을 약속했다. 그래서인지 장관은 대통령의 강원도 타운홀 미팅에서 지자체와 함께 새로운 관광 사업을 공격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발언했다. 그 발언을 불편하게 들은 시민이 그곳에 있었던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서울행정법원이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에 제동을 건 것도 참 다행이다.
그렇지만 내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시민들이 한두 개의 개발사업을 어렵게 막는 사이에 더 많은 개발 공약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미 각종 공항 사업, 케이블카 사업, 한철 유행만 타는 테마파크 사업들이 즐비한데도 말이다. 비상계엄 사태 폰테크 이후 정치는 정비되고 있지만 성장과 속도를 앞세워온 부실한 경제는 정비가 되지 않고 있다. 신성장과 대전환, 초혁신이란 표현을 사용한다고 어려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대로라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2018년 대비)까지 줄인다는 정부의 감축 목표조차 달성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그리고 부지를 찾지 못해 수십년째 표류하고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은 어떻게 하고, 내년부터 직매립이 금지되는 수도권의 생활폐기물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쓰고 버리는 체계로는 이미 사용한 것조차 감당하기 어렵다. 이제 성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는 방향으로 경제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은 공격적으로 관광산업을 발굴할 것이 아니라 과잉 관광에 몸살을 앓는 사람과 생태계의 회복력부터 강화해야 한다. 덤으로 예산 낭비도 막을 수 있다.
빨래를 하고 나면 양말 하나 홀로 남을 때가 있다. 집 구석구석을 찾아도 사라진 한 짝은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여기, 태어날 때부터 함께였던 양말 알록이와 달록이가 있다. 이 둘의 생이별도 어느 날 세탁기 속에서 갑작스레 찾아왔다.
달록이는 새카맣고 구불구불한 터널을 떠내려가던 중 눈을 뜬다. 알 수 없는 진녹색 이물질, 시커멓고 징그러운 털 뭉치 옆에서 하염없이 알록이를 찾는다. 혼자가 된 가엾은 존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해진다.
강을 건너고 바다에도 휘말린 달록이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 검은색 땅, 고여서 썩은 듯한 어두운 강물,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탁한 바다가 그려진 삽화를 넘길 때마다 달록이의 좌절과 슬픔이 함께 느껴진다. 달록이가 더 이상 알록이를 찾는 목소리마저 낼 수 없을 때, 어느 섬에 도착한다.
그곳엔 짝을 잃고 홀로 남은 양말들이 가득하다. 붉은 하트 무늬 양말, 푸른 별이 박힌 양말… 이들 중엔 요리사도 있고 우체부도 있고 또 커플도 있으며 홀로 즐겁게 살아가는 양말들도 있다. 이곳에서 달록이도 온전한 삶을 되찾는다. 줄리아 파스토리노는 혼자라도 밝게 빛나는 형형색색의 양말들을 앙증맞게 그려냈다. 부드럽고 둥근 선, 화사하면서 따뜻한 색감은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 여운을 남긴다.
아르헨티나 작가 루시아나 데 루카는 짝 잃은 양말들이 서로 기대어 만드는 행복한 일상을 이야기한다. 평생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던 짝을 잃었다고 삶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며, 그 상실의 빈자리 또한 나를 이해하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언젠가 메워진다는 희망도 전한다.
홀로서기에 성공한 달록이는 이제 섬에 도착한 새 친구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달록이가 만날 또 다른 양말은 누구일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그 만남을 향한 기대와 설렘이 이어진다.
2025 KBO리그 타격왕 경쟁이 마지막까지 알 수 없게 됐다. 타격 1위 양의지(두산)가 이탈했다.
양의지는 15일 현재 126경기에서 타율 0.338(447타수 151안타)로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 롯데 빅터 레이예스(0.330)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양의지의 9월 타율은 6경기 0.545로 한창 뜨거웠다. 그러나 무릎을 다쳤다.
지난 13일 창원 NC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무릎을 맞았고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양의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 타격 1위를 뺏기 위해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타율 2위에 머물렀던 레이예스가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해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쓴 레이예스는 올해도 175안타로 안타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양의지가 자리를 비우면서 레이예스가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꾸준한 타격이 강점인 레이예스는 7~8월 잠시 주춤했다가 9월 다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9월 7경기 중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롯데는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를 위해 막판 스퍼트 중이다. 레이예스가 안타를 많이 뽑아내야 롯데가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타율 0.327로 문현빈(한화)이 그 뒤를 잇는다. 9월 9경기 타율 0.444로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의 선두 싸움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한화는 지난 12일 대전 키움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13일부터 20일까지 8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감을 잡은 문현빈으로서는 매일 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안타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 문현빈의 타율 역시 한화의 선두 추격에 동력을 불어넣게 된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안현민(KT)도 타율 0.325로 타격왕을 다투고 있다.
규정 타석에 진입하자마자 타격 1위에 이름을 올렸던 안현민은 8월 23경기 타율 0.234로 주춤하면서 한 걸음 물러났다.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막바지 체력 저하로 고비를 맞았다. 9월에도 아직은 회복세를 타는 정도지만 지난 14일 삼성전에서 장외 홈런을 날리면서 괴력을 자랑했다.
삼성의 공격 첨병으로 활약 중인 김성윤도 가능성은 있다. 7월까지만 해도 이 부문 선두를 다투던 김성윤은 시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밀려났다. 현재 타율 0.322로 5위지만 주로 2번 타순에 배치되는 터라 타석이 자주 돌아온다.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노려볼 만도 하다.
추격자들이 확 튀어나오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휴식을 가진 양의지가 1위를 계속 지킬 가능성도 있다.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당시 추월에 실패한 주인공이 바로 양의지다.
양의지는 2018년 LG 김현수와 타격왕을 다퉜다. 그러나 김현수가 9월 초부터 발목 부상으로 117경기 타율 0.362에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양의지는 그 뒤 마지막까지 뛰며 추월을 위해 애썼지만 그해 133경기에서 타율 0.358을 기록하면서 2위에 머물렀다.
두산은 15일까지 132경기를 치렀다. 양의지가 열흘만 쉬고 돌아오더라도 남은 경기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양의지가 돌아올 때 오히려 2위와 격차가 더 벌어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양의지는 2019년에 이어 두번째 타격왕에 도전한다.
몇년 전 경북 안동시에서 시민들과 함께 시의 예결산을 공부했다. 당시 안동시의 예산은 해마다 1000억원 정도씩 증가했고 주변 도시들보다 많은 사업비를 썼다. 특히 문화 및 관광 분야 예산이 많았고 그중 큰 항목이 ‘유교 문화권’ 사업이었다. 이 돈으로 안동시는 국제컨벤션센터와 세계유교문화박물관, 한국문화테마파크 등을 지었다.
안동시는 이 사업을 통해 한·중·일 유교 문화의 거점도시가 되겠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은 얼마나 실현되었을까? 안동시에 들른 적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라고 적은 현수막이나 표지판을 기억할 것이다(2006년 안동시가 특허청에 등록해 다른 지역은 이 문구를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중·일은 고사하고, 안동을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조차 많지 않을 듯하다.
적자와 부패만 누적된 관광산업
이 유교 문화권 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된 ‘3대 문화권 개발사업’의 한 축이다. 2009년 발표된 관광산업 선진화 전략은 지역의 관광자원을 발굴해 관광산업을 육성한다며 경북도의 23개 시군과 대구광역시를 3대 문화권, 즉 유교 문화권·신라 문화권·가야 문화권으로 선정했다.
이 전략은 안동시를 유교 문화권의 거점으로, 경주시를 신라 문화권의 거점으로, 고령군을 가야 문화권의 거점으로 정하고 인근 지역으로 관광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3대 문화권 사업에 2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그런데 엄청난 사업비가 투입된 3대 문화권을 아는 시민들은 얼마나 될까? 아는 사람도 적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현지에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결국 많은 돈을 썼지만 관광산업 선진화는커녕 매년 적자만 누적되고 있다. 경북도청에 따르면 2024년을 기준으로 46개 시설의 운영에 따른 적자가 288억원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적자에는 부패도 한몫을 했다. 2024년 8월, 감사원은 안동시가 자격 없는 업체와 시설관리 계약을 체결하고 토지매각 협약을 부당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했다(이런 심각한 문제에도 감사원의 처분은 통보와 권고, 주의로 그쳤다).
정권의 교체에도 이 사업이 계속 추진된 배경에는 철옹성처럼 버텨온 경북도의 기득권 정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와 대학, 언론, 기업들도 이 사업에 붙어서 이득을 취했을 것이다. 그래서 빈약한 콘텐츠, 지나친 시설 투자라는 관광산업의 거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올해 초대형 산불에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 주민들의 삶이 어려울 텐데, 경북도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3대 문화권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성장에서 회복력 강화로 전환을
관광산업에 몸담았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과 미래 산업으로의 육성을 약속했다. 그래서인지 장관은 대통령의 강원도 타운홀 미팅에서 지자체와 함께 새로운 관광 사업을 공격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발언했다. 그 발언을 불편하게 들은 시민이 그곳에 있었던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서울행정법원이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에 제동을 건 것도 참 다행이다.
그렇지만 내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시민들이 한두 개의 개발사업을 어렵게 막는 사이에 더 많은 개발 공약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미 각종 공항 사업, 케이블카 사업, 한철 유행만 타는 테마파크 사업들이 즐비한데도 말이다. 비상계엄 사태 폰테크 이후 정치는 정비되고 있지만 성장과 속도를 앞세워온 부실한 경제는 정비가 되지 않고 있다. 신성장과 대전환, 초혁신이란 표현을 사용한다고 어려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대로라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2018년 대비)까지 줄인다는 정부의 감축 목표조차 달성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그리고 부지를 찾지 못해 수십년째 표류하고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은 어떻게 하고, 내년부터 직매립이 금지되는 수도권의 생활폐기물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쓰고 버리는 체계로는 이미 사용한 것조차 감당하기 어렵다. 이제 성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는 방향으로 경제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은 공격적으로 관광산업을 발굴할 것이 아니라 과잉 관광에 몸살을 앓는 사람과 생태계의 회복력부터 강화해야 한다. 덤으로 예산 낭비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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