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치료제구매 AI 교과서 데자뷔? ‘속도전’ 인공지능 계획에 교육계 우려
작성일 26-01-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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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조회 4회 댓글 0건본문
5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략위는 지난달 16일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 가안을 공개하고 지난 4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은 AI 혁신을 산업·공공·교육 등 사회 전반에 체계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정부의 실행 전략 로드맵으로, AI 인재 양성, 산업 전환, 교육·평가 체계 개편 등 구체적 실행과제를 담고 있다. 이중 교육(인재) 분야는 초·중·고교 전학년 연속적인 디지털·AI 교육 필수 이수, 초·중등 국가 교육과정·교과서 체제 재구조화, 평가·입시 제도 혁신 등 12개 과제로 구성됐다.
의견수렴 기간 동안 교사·연구자들은 잇따라 의견서를 제출해 AI의 교육 도입이 “검증과 숙의 없이 속도전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됐다가 좌초됐다는 평가를 받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과정과 유사하다는 비판도 공통적으로 담겼다.
AI 교육 관련 대부분의 정책 과제는 올해 1분기에 착수해 내년 중 마무리하는 빠듯한 일정으로 제시됐다.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는 의견서에서 서·논술형 평가에 AI를 도입하는 계획을 ‘속도전’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김 교수는 “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대조군을 설정한 비교 연구를 먼저 해야 한다”며 “정부는 올해 1분기까지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해 AI 채점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 우수 모델을 발굴·확산한다고 하는데, 이는 타당성 검토도 없이 당장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민감도가 높은 대입 제도를 AI 서·논술형 평가를 통해 1~2년 내 개편하겠다는 취지로 읽히는 구상도 무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성철 부산 신명초 교사는 의견서에서 “입시 제도는 사교육 팽창이나 계층간 교육격차 심화 등 부작용까지 고려해야 해, AI를 통한 평가 방식을 도입한다고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AI 기술의 도입만으로 평가의 공정성과 수용성이 확보될 것이라는 접근은 지나치게 기술에 낙관적인 관점에 기반한 것”이라고 했다.
인공지능 계획에는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대입 제도 개편 방향을 올해 3분기까지 논의하도록 권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창의·융합 역량 중심의 평가 체계와 대입 전형 연계 방안은 내년 4분기까지 국교위에서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AI 교육을 기술 중심으로만 접근하면서 사실관계가 부정확하게 담겼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인공지능 계획 27쪽의 ‘초등학교의 경우, 5~6학년 실과 과목에만 정보·AI 교육이 일부 포함돼 있다’는 서술을 문제삼았다.
정 교수는 “초등 3~4학년 국어과와 도덕과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자료 조사와 발표 자료 만들기, 매체 이용 성찰, 디지털 정보 사회의 문제점 탐구 등이 포함돼 있다”며 “기술 교육으로 AI 교육을 축소하는 관점을 바탕으로 계획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제, 금지 중심의 윤리교육이 아닌 “능동적이고 비판적 참여와 성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AI 교육이 사교육·에듀테크 업계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인공지능 계획에는 민간 에듀테크 기업 참여 체계를 내년 4분기까지 설계하고, 올해 4분기까지 AI 보조교사 서비스 개발에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협력 모델을 마련해 내년 1분기부터 상용화·조달 연계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재인 교수는 “AI 핵심 인재를 육성한다면서 사교육 업체에 의탁하는 형태가 재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밖에서 볼 땐 분명히 자동차 매장이었는데?” 간판을 다시 확인했다. ‘HUAWEI’가 맞았다. 통신장비를 만들고, ‘샤오미’와 함께 중국산 스마트폰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그 화웨이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상하이 난징루의 화웨이 플래그십 매장은 겉보기에는 마치 상설 자동차 판매장처럼 보인다.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왜건 등 종류도 형태도 다양한 자동차들이 1층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다.
제품 기획, 디자인 등을 화웨이가 주도하고 실제 생산은 세레스, 상하이자동차(SAIC) 등 완성차 회사들이 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다. ‘하모니 OS’ 같은 자체 소프트웨어를 차량에도 이식해 지능형 생태계의 ‘파이’를 키우는 게 화웨이의 계획이다.
매장 가장 깊숙한 곳에는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전기차 ‘마에스트로 S800’이 전시돼 있었다. 벤츠 마이바흐보다 길고, 너비는 무려 2m에 달하는 괴물 세단이다. 광대한 전면부 스크린과 화려한 내장, 널찍한 스크린이 장착돼 소형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뒷좌석 등도 놀라웠지만, 자동차가 사용자의 ‘말’을 알아듣는 점이 돋보였다.
화웨이의 음성 AI 비서 ‘샤오이(小艺)’다. 안내 직원이 “샤오이, 운전석 문을 닫아 줘”라고 명령하자 즉시 “네, 문을 닫겠습니다”라며 따라하고는 문을 닫았다. “에어컨을 25도로 조절해 줘”, “가까운 충전소로 안내해 줘” 같은 지시도 따른다. S800에는 ‘동시통역 모드’ 도 탑재돼 중요한 외국인 손님을 모시는 길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 수 있다고 한다.
이 매장을 채운 혁신기술의 적지 않은 부분이 상하이 시내에서 서남쪽으로 60㎞가량 떨어진 곳에서 나왔다. 2024년 완공된, 세계 최대 규모의 화웨이 연구기지인 렌추후(莲丘湖) 연구개발(R&D) 캠퍼스다.
여의도 면적의 60% 부지에 연구인력 3만여명과 100여동의 건물이 모여 있어 하나의 도시와도 같은 규모를 자랑한다. 상하이시는 캠퍼스 유치를 위해 공사 부지를 10억위안(20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토지 이용, 상하수도 및 전기 공급 등 여러 분야에서도 혜택을 제공했다.
화웨이는 매년 매출의 20%를 R&D에 쏟아붓는다. 그리고 12만명에 달하는 연구 인력의 4분의 1을 최신 시설과 장비가 밀집한 렌추후 캠퍼스에 집중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5일 이 렌추후 캠퍼스를 찾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ICPC) 수상자들과의 심포지엄에서 화웨이 AI 반도체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우리의 자립은 어쩔 수 없이 강요받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자신에게 의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많은 방면에서 국내 기업이 사용하는 칩(엔비디아)보다 적어도 한 세대 뒤처져 있습니다.”
화웨이의 AI 반도체 기술은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가. 미국의 엔비디아 칩 중국 수출 금지조치와 관련해 항상 따라오는 질문이다. 화웨이 ‘어센드(Ascend) 시리즈’가 AI 칩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데다가, 내년부터는 한국 시장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완벽한 대체재가 되기에 다소 부족함을 화웨이 스스로도 인정한다. 대신 칩 낱개의 성능보다는 ‘클러스터링’으로 이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7일 상하이 모처에서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대형 모델이든, 미래의 자율주행이든, 하나의 칩만으로는 절대 작동할 수 없다. 반드시 칩 클러스터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관점에서 보면 화웨이의 AI 클러스터는 기능적으로 엔비디아와 비슷하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하이 시내에서 푸둥공항 방면을 향하는 중순환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일반 관광객들은 마주치기 힘든 일상적인 상하이의 업무공간이 펼쳐진다. 동방명주나 상하이타워 같은 화려한 빌딩들은 보이지 않고 비교적 나지막한 크기의 연면적 넓은 사무용 건물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장장(張江) 과학도시다. 1992년 조성된 상하이의 혁신타운이다. 한국으로 치면 판교쯤 되는 곳이다.
그 가운데 높이 솟은 두 개의 쌍둥이 빌딩이 시선을 잡아챘다. 2024년 연말 완공된 320m가 넘는 두 빌딩의 이름은 모리 트윈타워(模力双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이 쌍둥이 빌딩과 인근 ‘모리 커뮤니티(模力社区)’ 등의 시설을 포함한 약 2㎢(여의도 면적의 70%) 영역은 푸둥구가 지정한 ‘장장 인공지능 혁신타운’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강철같은 체력만 갖춘 창업가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상하이 시정부와 민간 컨소시엄이 함께 만들어 지난해 9월 출범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다. ㎡당 하루 1위안 임대료의 창업 공간과 저렴한 아파트 제공, 각종 비즈니스 연결과 투자기관과의 매칭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30년 넘은 장장 과학도시에서 새로운 혁신을 배양하는 걸 목표로 하는 ‘실리콘밸리 내 실리콘밸리’ 역할을 한다.
지난해 12월18일 찾은 모리 커뮤니티 전시관에는 장장에 둥지를 튼 각종 혁신기업들의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기업 푸리에(傅利叶)의 로봇 ‘GR-1’이었다.
안내를 맡은 담당 직원은 “한국어도 알아들을 거다. 한번 동작을 시켜 봐라” 라고 권유했다. “오른팔을 들어 봐”라고 지시하자, 진짜로 GR1은 “안녕, 만나서 반가워요”라고 응답하며 오른팔을 인사하듯 들어올렸다. “푸리에 로봇은 이미 3세대인 GR-3까지 출시돼 있어요. 여기 있는 모델은 1세대입니다. 이 녀석이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은 바로 2023년 장장을 방문한 시진핑 총서기와 악수를 했을 때였을 거에요.”
‘클러스터’는 장장 AI 타운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다. ‘계단 윗층과 아래층이 연결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예컨대 모리 커뮤니티 11층에 입주한 지능형 차량 소프트웨어 회사 지두테크놀로지(极豆科技)는 21층에 입주한 컴퓨팅 제공업체 ‘PPIO’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연산 자원을 제공받는다. PPIO는 지두를 발판삼아 자동차 업계에서도 고객을 늘리는 상부상조 관계가 형성됐다.
왕이페이 지두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파트너사를 방문하려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는데 장장 AI 타운에서는 단 일주일 만에 8개 파트너사와 만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지두를 비롯해 AI 하드웨어 브랜드 샤오두(小度科技), 빅데이터 연구기업 록AI(岩芯数智) 등 40여개 회사가 입주를 마쳤다.
강력한 컴퓨팅 자원이 AI 혁신타운을 뒷받침한다. 상하이 내 10개 컴퓨팅 업체의 자원을 통합해 2만7000페타바이트(1PB=1백만GB) 이상의 연산능력을 입주사들에 제공한다. 지난해 3월에는 AI 모델 개발사 ‘즈푸’와 손잡고 범용 AI 모델 ‘GLM’을 AI 혁신타운에 입주한 기업들이 저렴하게 쓸 수 있게 했다.
안내 직원은 “마치 그 기업들에게 고등학교까지 마친 똘똘한 졸업생들을 보내주는 것과 같다. 고등학생들을 대학에 보내 더 학습시킬지, 일을 시킬지는 그 기업들의 자유”라며 “비용은 낮추고, 지식의 밀도는 높이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황량한 호숫가 마을에 파격적인 지원을 쏟아부어 가며 ‘도시 안의 도시’를 방불케 하는 거대한 연구단지를 유치하고, 창업가들이 ‘손 뻗으면 닿는 거리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꽉꽉 눌러담은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정책은 중국 내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상하이의 노력 일환이다.
다만 상하이와 함께 ‘양쯔강 삼각주’ 권역을 이루는 항저우가 딥시크를 비롯한 AI, 로봇 혁신기업들로 이뤄진 ‘6소룡(杭州六小龙)’을 배출하며 미래산업 혁신을 주도할 때, 상하이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모습이었다.
항저우가 민간 기업이 개발한 AI 서비스를 도시 정책에 적극 적용하는 등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상하이는 정부 내 칸막이가 견고하고 기존 비즈니스들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AI 혁신타운 등 집약적인 클러스터를 도시 곳곳에 배치하는 것은 ‘도시 내 효율성’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의 일부다. 상하이 서쪽 쉬후이구에도 모델스피드 커뮤니티(模速空间)라는 창업 공간이 2023년 설립된 바 있다.
김창현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교수는 “한국은 기득권화된 세력의 저항이 높다. 정부·대학·기업이 한몸처럼 움직이는 항저우 같은 혁신모델을 따라하기는 힘들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수십년 된 ‘올드 이코노미’ 위에 자율주행과 AI, 로봇을 적용하는 상하이의 모습이 한국과 더 닮아 있다”고 말했다. 기존 기득권들과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나가면서 혁신 환경을 조성하는 상하이의 정책에 한국은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중국법인 대표이사를 지낸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는 “상하이는 전통적으로 금융·무역·물류 중심의 글로벌 허브였고, 디지털 혁신 측면에서는 항저우·선전에 비해 후발주자 이미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장장 AI 타운 등을 비롯, 단순한 지원금 차원을 넘어서 창업가들과 리스크를 공유하려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아울러 과거 금융도시 이미지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첨단 제조와 디지털 기술을 금융 인프라 위에 얹는 융합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도 이 같은 제도적 유연성에 주목해 기존 강점을 기반으로 한 기술 재무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가와 굴기 넘어] 미·중 사이 한국, ‘줄타기’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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