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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경찰, 24시경 경향 등 투입…단전·단수 요청 때 협조를”

작성일 25-09-03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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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조회 1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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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이 12·3 불법계엄 선포 당시 “24시경 경찰이 경향신문 등 특정 언론사 5곳에 투입될 예정인데, 경찰로부터 언론사 건물 단전·단수 요청이 오면 소방청에서 조치를 해줘라”라고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지시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 5곳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가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계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판단했다.
1일 경향신문이 국회에서 입수한 특검의 이 전 장관 공소장에는 이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3일 계엄이 선포된 직후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내린 상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특검은 지난달 19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이 전 장관을 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을 보면 허 청장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37분쯤 이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로 지시를 받은 뒤 이영팔 소방청 차장에게 전화했다. 허 청장은 “장관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론사 몇 군데를 말하면서 경찰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우리가 협력해서 도와주라고 한다”며 소방청이 취할 조치에 관해 논의했다.
허 청장은 지시사항을 일선에 하달하게 했고, 이 차장은 오후 11시40분쯤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해 “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잘 협력해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 전 본부장은 오후 11시42분쯤 고모 서울소방재난본부 당직관에게 전화해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고 당직관은 오후 11시44분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할 소방서에 ‘[긴급]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출동대비태세 철저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는 등 일선 소방서에서 단전·단수 관련 경찰의 요청에 즉각 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됐다.
특검은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에 대해 “검열 등 언론 통제를 넘어 물리적으로 언론보도를 불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시키는 여론을 왜곡시킴으로써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고 계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다”며 “그 자체로도 언론·출판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또 “정부에 비판적인 특정 언론사의 비상계엄 관련 언론보도를 막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법령상 근거가 없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언론사) 근무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오후 8시36분쯤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가 담긴 문건을 받았고,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함으로써 내란중요임무에 종사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전 장관을 만나기에 앞서 오후 7시쯤 서울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도 윤 전 대통령의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가 담긴 문건을 건네며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군이 출동할 텐데 경찰에서 잘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인사청문회가 남았지만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의 국무위원 중에서 가장 잘된 인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돋보이는 점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원 후보자의 지지 입장과 여성에 대한 폭력(gender based violence)과 관련한 활동 이력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것은 반(反)성매매 운동 참여다. 원 후보자는 성산업 종사 여성들을 지원하는 여성운동 단체인 사단법인 막달레나공동체 이사(2006~2020)와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 모니터링위원회 위원(2015~2017),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설 보다상담소 운영위원장(2018~2023)을 지냈다.
가정폭력(아내에 대한 폭력)과 성매매는 가부장제의 기반, 모형(母型)이다. 그만큼 역사가 깊으며 피해가 광범위하고 해결이 어려운 사안이다. 그중 성매매는 ‘음지’의 문제로 여겨지는 데다 활동가나 연구자 등 전문가들도 다른 여성 폭력 분야에 비해 매우 적다. 적은 인원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당사자, 활동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노동이냐 폭력이냐” 등의 논쟁적인 이슈가 많다.
지금은 여러 번의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2004년 처음으로 제정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일명 성매매방지법)은 오랜 세월 동안 여성운동가들이 헌신한 결과였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법은 당시 미국 국무부가 한국을 국제 성매매의 중간 기착지로 판단하고 여성 인권 후진국으로 지정한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가 ‘국가 망신’을 피하기 위해 제정을 서둘렀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은 ‘성매매 천국’으로, 사회 곳곳에 성매매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성매매 경제 규모는 매년 약 7조원에서 24조원까지로 추정된다.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오히려 규모는 증가하고 업태는 다양해지고 있으며 사회적 대책은 미비하다.
심지어 아직도 성매매가 불법인 줄 모르고 ‘여성의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성매수 남성들이 경찰에 성산업 종사 여성을 신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수를 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일부(?) 남성들의 성폭력에 대한 무개념은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조(自助)’ 커뮤니티를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성폭력 요령과 법망을 피하는 법을 공유하거나(김보화, <시장으로 간 성폭력>), 성매수 경험을 나누는 남성들의 온라인에서의 무용담(황유나, <남자들의 방-남자 되기, 유흥업소, 아가씨 노동>) 사이트가 붐빌 정도로 심각하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기는커녕 불법인지 아닌지조차 모르거나, 불법인 사회에 불만이 많은 남성 문화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성산업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여성주의 정치경제학자 김주희의 저서 <레이디 크레딧-성매매, 금융의 얼굴을 하다>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성산업 종사 여성들의 부채 문제를 통해 ‘업소-금융권’ 카르텔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착취 시스템을 추적한 역작이다. 흥미와 논쟁이 쟁쟁한 이 책은 여러 가지 통찰이 빛나지만 나는 특히 성매수 남성들에 대한 분석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사회는 성산업 문제를 판매(되는) 여성의 문제, ‘여성 문제(women’s problem)’로 여기고 이에 집중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 낸다고 할 때, 진짜 문제는 성을 사고 또 살 수 있다고 믿는 남성 문화다.
‘텐프로’와 중소 업소
이 책에서 일본의 여성학자 우에노 지즈코는 매춘의 가격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분석을 내놓는다. 성매매에서 오가는 돈은 남성이 여성에게 지불하므로 마치 남자가 여자에게 매기는 가격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남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욕에 높은 가격을 매기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있는 여성에게만 욕정을 느낌(그렇다고 자신에게 암시함)으로써 자신의 성욕이 평범한 남성의 성욕과 다르다는 -더 고급이라는- 것을 자신과 다른 남성에게 증명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참고한다면 ‘텐프로’ 업소를 통해 ‘고급’으로 인정받는 것은, 결국 여성 접대부가 아니라 그곳을 이용하는 남성 고객이다(이른바 ‘텐프로’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유흥업소 종사자 중에서 외모가 ‘상위 10%’에 속하는 여성이라는 의미도 있고, 업소나 마담이 여성의 봉사료에서 10%를 가져가기 때문에 ‘텐프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텐프로 업소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업소도 있기 마련이다. 텐프로가 아닌 업소는 가격이 저렴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나이가 많은 여성, 체격이 아주 큰 여성 혹은 아주 마른 여성, 트랜스젠더 여성, 장애 여성 등 성산업에서 만나기 어려운 여성들이 일하는 소위 하드코어 업소로 분류되는 곳을 주로 찾는 남성들이 있다. 이들의 욕구는 분명하다. 화끈하고 색다르게 놀기 위해서다.
이 같은 ‘중·하급’ 업소에서는 쉽게 수용되기 힘든 남성 손님의 성적 판타지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업소의 역할은 공고하다. 성매매 업소의 서열화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여성의 외모가 아니라 남성의 다양한 욕구에 따라 정해진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최근 경향신문 온라인판 보도에 따르면,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명분으로 성매매 업소를 찾아 라이브 방송으로 여성들을 생중계한 유튜버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6일 청주지법 형사1단독 남동희 부장판사는 주거수색·감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는데, 이는 너무나 적은 형량이다. 가해 용의자는 성매매 흔적을 찾겠다며 업소 내부를 마음대로 수색하거나 촬영을 피해 밖으로 나가려는 여성들을 몸으로 막아선 혐의도 있다. 더구나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또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후원금을 받았다. 이런 범죄가 왜, 어떻게 가능할까.
매매가 아니라 성별이 근본 문제
2004년 처음 성매매방지법 시행 당시 여성가족부는 거리 곳곳에 “성매매는 범죄입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게시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성매매의 핵심은 매매에 있다기보다는 성별에 있다. 성매매는 비대칭적이다. 여성이 남성의 성을 사는 경우는 그 반대의 경우에 비해 극히 미미하며 조직화,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 많은 남성이 성구매 경험이 있지만, 모든 여성이 남성의 성을 사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에 대한 낙인은 남성이 아니라 전체 여성들에게 가해지며, 여성들을 분류하는 도구가 된다.
성산업은 가장 성별 분업화된 직군이자 젠더 폭력의 원형이 되는 제도이다. 성매매 제도가 있어야만 성폭력이 줄어든다는 통념은 현실과 반대이다.
이러한 논리는 남성의 성욕은 억제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어느 사회든 성매매가 활발할수록 성폭력도 늘어난다. 일본의 공창제가 전시 군 위안부 제도의 원형이 되었던 역사적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전시든 평시든 남성은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남성 비하이기도 하다.
특정 성별의 사람들이 다른 성별의 성을 구매(소유)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성차별이다. 남성은 몸이나 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존재로 여겨지지만 여성은 성매매 제도로 인해 생물학적, 성적인 존재로 환원된다. 이러한 구조는 ‘여성의 자발적 선택’이라는 논의와 무관하다. 여성의 ‘선택’은 구조에 대한 개인적 대응일 뿐이다.
주지하다시피 여성가족부 규모는 너무 작다. 초미니 부처다. 2023년 기준, 부처별 공무원 평균 인원은 약 5800명인데 여가부는 겨우 300여명이고, 예산은 정부 전체의 0.27%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제까지 정부 부처로서 여가부에 대한 논쟁은 여성이 먼저냐, 가족이 먼저냐, 청소년이 먼저냐 등을 놓고 공허한 논의를 되풀이해왔다. 이러한 공전(空轉)을 넘어서 구체적인 사회 문제로서 젠더 현상에 집중해야 한다.
1998년 발족한 김대중 정부의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 이후 지금까지 성매매 현장을 알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가족부 수장은 -내가 아는 한- 없다. 성매매는 여성주의에서도 논란이 많고 생소한 문제다. 새로운 정부, 새로운 장관으로부터 성매매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1일 발표된 이재명 정부 첫 군 수뇌부 인사로 12·3 불법계엄 당시 군 수뇌부로 있었던 4성 장군 7명이 모두 전역하게 됐다. 군에 대한 인적 쇄신의 신호탄으로, 이들의 자리는 3성 장군 7명이 진급과 동시에 맡는다. 이번 인사는 육군사관학교(육사) 출신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점진적인 군개혁을 꾀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능력’을 중시하는 정부의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탄핵심판과 조기 대선 등 정치 일정으로 장성 인사가 늦어지면서 계엄 당시 군 수뇌부로 있었던 4성 장군 7명은 이 대통령 취임 약 3개월 만에 단행된 인사로 사실상 군을 떠나게 됐다. 군은 3성 장군 이하 후속 인사를 최대한 빨리 실시해 인적 쇄신과 함께 군을 안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파격’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대장 7명을 모두 바꾼 것은 드문 일이지만, 육·해·공군 사관학교 기수 파괴는 없었다. 사관학교 기수로 보면 이번 인사로 2기수 아래로 내려갔지만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의 임기가 2년이라는 점에서 이는 통상적인 일이다.
군 서열 1위 합참의장은 진영승 전략사령관(공사 39기)을 내정해 육사 출신을 피했다. 합참의장에 공군이 기용된 것은 불법계엄에 육사 출신 장군들이 대거 관여한 것과 김명수 현 합참의장이 해군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참의장 이외의 자리에는 육사 출신을 대거 기용했다.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내정자(육사 47기)와 김성민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내정자(육사 48기), 주성운 지상작전사령관(육사 48기)은 모두 육사 출신이다. 특히 인사권을 가진 육군참모총장에 육사 출신을 내정한 것은 향후 3성 장군 이하 인사에서 육사 배제는 없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로써 이번 인사에서 육사 출신이 배제될 것이란 군 일각의 관측은 엇나갔다. 불법계엄에 가담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육사 46기)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육사 47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육사 48기) 등은 육사 출신이다. 군 관계자는 “육사 출신 ‘배제’와 ‘기용’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내정자(해사 46기)는 직전 보직이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었다는 점에서, 계엄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 합참 출신 인사를 배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엇나갔다. 2작전사령관은 비육사 출신이 맡아왔던 전례를 이어 김호복 지작사 부사령관(3사 27기)이 내정됐다.
육군 중 보병 병과가 대장으로 주로 진급했던 것과 달리 포병(김규하 육군참모총장 내정자)과 기갑(주성운 지작사령관 내정자) 병과 출신이 진급한 것도 눈에 띈다. 이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점진적 군개혁을 강조해온 안규백 국방장관과 ‘능력’을 중시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성공만큼 실패도 중요합니다. 경찰견 훈련을 통해 진돗개의 모든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대전 유성구 경찰인재개발원 경찰견종합훈련센터에서 만난 김민철 교수요원(경위)의 말이다. 김 교수는 “모든 과정과 결과를 매뉴얼로 만들고 학문적으로 논문화시키지 않는다면 진돗개의 경찰견(K-9) 훈련은 허공에 뿌리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김태훈·신종필·최용식 양성 교관(양성팀), 황성구·박문재·이은채·유정환 교수요원(교육팀)으로 이뤄진 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견’ 진돗개를 K-9으로 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9’은 영어 단어 canine(개, 갯과)의 발음을 기호화한 말이다. K는 C 발음을, 9는 nine의 소리를 음차했다.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군견 부대 ‘K-9 Corps’가 창설되며 공식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후 전 세계 경찰과 군에서 마약과 폭발물 탐지, 수색 및 구조, 범죄 현장 증거물 탐색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 목적견을 뜻하는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약 5만 마리의 K-9이 세계 각국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에서는 저먼 셰퍼드와 벨지안 말리노이즈가 전체 K-9 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박정보 경찰인재개발원장(치안감)의 강한 의지에서 시작됐다. 1973년 경찰견이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그동안 진돗개는 ‘본능이 강해 훈련이 안 된다’는 편견을 넘지 못했다. 타 기관에서 몇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10년에는 미국 LA 경찰이 전남 진도를 직접 찾아 3마리를 선별해 1년간 교육했지만 ‘경찰견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박 원장은 경찰견종합훈련센터의 노하우를 이용해 진돗개 훈련과 연구를 체계화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후 김태훈·신종필 교관이 진도에서 대인·대견 친화력이 제일 우수한 자견(12개월 미만의 어린 개) 2마리를 선별했다. 이름은 ‘임회’와 ‘상만’. 작년 10월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은 현재 센터에서 경찰견이 되기 위한 맹훈련을 받고 있다.
“찾아!” 김태훈 교관의 구령에 상만이가 쏜살같이 산을 헤치며 뛰어간다. 목에 달린 방울 소리가 수풀 여기저기서 분주히 울리길 2분여, 실종자 역할을 맡아 숨어 있던 김민철 교수를 발견한 상만이가 큰 소리로 짖으며 임무 성공 소식을 김 교관에게 알렸다. 이어 리콜 신호가 저 멀리서 들려오자 상만이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김 교관을 향해 전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실내 종합훈련장에서는 임회가 화약 시료를 탐지하는 훈련이 진행됐다.
미세한 시료 냄새를 쫓는 동안 진돗개 특유의 말린 꼬리가 드넓은 훈련장 이곳저곳에서 바삐 흔들린다. 이를 지켜보는 신종필 교관의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난다. 고도의 후각 집중력이 필요한 훈련이기 때문이다. 세 번에 나눠 실시된 이날 훈련에서 임회는 두 번을 정확하게, 한 번은 교관의 힌트를 얻어 임무에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닙니다. 야생 및 자립 본능이 강한 진돗개 특성에 맞는 훈련법을 찾느라 시간과 노력이 더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임회와 상만이가 현장에 나서는 것 이상 중요한 것이 다음 연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김민철 교수)
지난 7월 진돗개 경찰견 훈련 ‘중간 보고회’가 열렸다. 약 8개월간 진행된 훈련 성과를 중간 점검한 자리에는 수의학 박사, 구조견 훈련관 등 국내 최고 전문가 20명이 참석했다. 기존의 우려와는 달리, “충분한 훈련을 통해 진돗개도 특수 목적견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김민철 교수와 두 교관은 세계 K-9 시장에서 진돗개의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 묻고 있다. 각오를 묻자,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모든 데이터가 이어지는 연구의 든든한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임회와 상만. 세계를 향한 ‘K경찰견’의 미래를 꿈꾸는 두 진돗개가 오늘도 힘차게 발돋움하고 있다.
2021년 11월, 장거리연애 중이던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 홧김에 진보정당 S후보의 대선 캠프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한국이 싫어서 다른 사회로 떠나는 길을 택했다는 전 애인에게 ‘한국을 고쳐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활동가인 심미섭씨(34)의 이야기다. 그는 캠프에서 ‘위원장 말씀자료’처럼 남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글을 쓰는 일을 맡으며 ‘나의 목소리를 빼앗기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다 일기를 썼다고 했다. 이 일기를 토대로 지난달 책 <사랑 대신 투쟁 대신 복수 대신>을 펴냈다.
왜 그는 한국을 떠나는 대신 고쳐 쓰고 싶었을까. 지난 2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심씨는 “한국이 너무 좋아서라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보고 싶어서”라고 했다. “가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는데 문제가 있어서 문제제기를 하면 관리자들이 ‘마음에 안 들면 근무 취소하고 가세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요. 문제제기를 하면 ‘그럼 일하지 말라’고 하는 게 황당하죠. 쿠팡과 싸우는 게 쿠팡이 너무 좋아서는 아니잖아요. 한국을 떠나서 리셋하는 것보다는 투쟁의 주체로 살고 싶어요.”
그가 상상한 ‘고쳐 쓴 한국’의 첫 장면은 ‘여자 대통령’이었다. “박근혜도 여자였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그는‘어떤 아버지의 딸’이잖아요.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딸들의 어머니’인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에서 ‘대선후보 S’로 표현된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에 대한 감정도 특별했다. 심씨는 경기 고양시에서 자라며 청소년기부터 지역구 의원인 S를 지켜보며 ‘정치인은 중년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제19대 대선 토론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상대 후보의 발언에 S가 단호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며 퀴어 당사자로서 일종의 부채감을 느끼기도 했다.
당시 대선에서 S는 기대보다도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선이 끝나고 3년간 많은 일이 벌어졌고 비상계엄 사태가 터졌다. 활동가로서도, 시민으로서도 절망적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심씨는 지난 겨울 탄핵 광장에서 ‘사회는 바뀌어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8년 전 박근혜 탄핵 집회 때는 여성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이나 차별, 성추행 같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일을 방지하는 ‘페미존’을 만들기도 했어요. 지난해 비상계엄 날 여의도에 갔는데, 어떤 참가자가 ‘이건 쥴리 계엄이다. 쥴리가 옆에서 술 따르면서 속살속살 얘기해서 대통령이 계엄을 한 것’이라고 하니 광장에서 사람들이 웃더라고요. 그때는 8년간 변한 게 하나도 없는 줄 알았어요.” 얼마 뒤 그가 자유발언대에서 “투쟁 현장에서 여성이나 성소수자를 혐오하지 말자”는 발언을 했을 때도 분위기가 한순간에 싸해졌다. 몇몇 청중은 얼굴을 찌푸리며 “끌어내려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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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발언대에서 내려온 뒤에는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무대 바로 앞에 앉아있는 조직된 참가자들이 아닌, 대열 맨 뒤쪽 멀리 있는 사람들은 제 발언이 들렸을 때 환호했다고 하더라고요.” ‘무대 앞’이 아닌 ‘대열 가장자리’로부터 찾아온 변화는 실제로 광장을 바꿔나갔다. 혐오발언하지 않기, 소수자 배제하지 않기 같은 원칙들이 빠르게 광장에 자리잡았다. 그는 “예전에는 페미니즘 시위에서 자주 인용되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슬퍼하지 마라, 네가 바뀌었다’는 구호를 그냥 위로의 말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탄핵 광장을 계기로 ‘개개인이 바뀌어 있으면 사회의 변화는 한순간에 따라오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낮에는 여자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밤에는 레즈비언 데이트를 한 117일”이라는 공식 홍보문구처럼, 책은 정시퇴근과 주5일 근무를 사수하는 진보정당 당직자의 일상과 노동, 젊은 레즈비언의 연애사를 자유롭게 오간다. 그는 그동안 가시화되어있지 않았던 레즈비언의 성애적 측면을 드러내기 위해 섹스 이야기를 일부러 힘줘서 썼다고 했다. 심씨는 “게이들이 항문성교를 한다고 혐오당한다면 레즈비언들은 ‘자매처럼 친한 것과 뭐가 다르냐’는 식으로 없는 사람 취급당하기 때문에 일부러 더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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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보도자료를 위원장이 직접 단톡방에 올릴 수 없다’는 당황스러운 이유로 실무자인 심씨가 주말에 업무연락을 받는 내용, 당직자 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던 불합리함 등 진보정당 노동자로서 겪었던 부조리도 등장한다. 심씨는 그럼에도 “일관성 있는 부정의보다 자기모순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시퇴근을 못하거나 주말에 근무를 하는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그 정당에서는 적어도 목소리를 내고 비판하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오히려 숨구멍이 있어서 문제제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심씨는 “지옥인권투쟁가들이 지옥 인권을 보장하라고 싸우고 있다면 그 지옥은 살만한 지옥이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옥인권투쟁가’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2016년 페미니스트 정치 세력화를 목표로 ‘페미당당’을 결성했고, 임신중지권 등 다양한 여성의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철학을 전공한 것도 자신의 정체성 중 하나라는 그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의심하는 삶의 태도가 철학이라고 수많은 죽은 백인 남성들이 말해왔는데, 페미니즘을 접한 뒤 ‘어, 그게 바로 페미니즘인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통쾌했다”고 말했다.
활동가로서 사는 것이 힘들지는 않냐는 질문에 심씨는 “힘들긴 하지만 어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활동가 멋있다고 하면 저는 같이 하자고 권유해요. 띠를 두르고 싸우러 나가는 것뿐 아니라 일상의 작은 실천도 페미니즘이거든요. 남초사회에서 매일매일 출근하며 때로는 타협하면서도 때로는 싸우는 제 친구들이 진짜 페미니스트고, 그들도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이성현 플랫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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