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에 ‘민간 경호원’ 지원한다···경기도, 9월부터 시범사업
작성일 25-09-0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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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다음달부터 이같은 내용의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피해자의 출퇴근·외출 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경찰청 협의와 전문가 심의위원회를 거쳐 꼭 필요한 대상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예산 3000만원 규모로 지원을 시작해,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피해자 맞춤형으로 지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과 서울시는 2023년부터 비슷한 내용의 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김진효 경기도 여성정책과장은 “스토킹·교제폭력은 반복되기 쉬운 범죄인 만큼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경기도형 긴급안전지원’과 연계해 촘촘한 지원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법률·의료 지원, 피해자의 안전과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안심주거 지원과 경기도형 긴급안전지원을 운영 중이다.
현재 긴급안전지원에는 이사비 지원, 자동차 번호 변경, CCTV 설치 및 보안 물품 제공 등이 포함돼, 피해자가 가해자의 추적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장애인이거나 어린 자녀가 있는 피해자에게 심리상담, 병원 치료, 경찰 조사·재판 출석 지원과 같은 긴급 돌봄도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을 올해보다 8% 늘린 728조원으로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전환과 신산업 연구·개발(R&D)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면서 내년 예산안이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폭 삭감했던 연구개발(R&D) 예산은 20% 가까이 늘리고 전체 예산의 10%를 과학기술 관련에 편성했다.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지출을 늘리면서 국가 채무 비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6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 예산안 총지출은 전년 대비 54조7000억원(8.1%) 증가한 728조원이다. 이는 2022년(8.3%) 이후 가장 큰 폭의 총지출 증가율이다.
내년 예산안은 ‘AI 지원’ ‘아동수당 확대’ 등 이재명 정부의 국정 중점과제에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특히 전체 예산 728조원 중 10% 가량인 과힉기술 관련 사업에 편성했다. 과학기술을 통해 경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AI 3강 도약’을 위해 관련 사업에 10조1000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최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 추가 구매하고, 세대별 AI 맞춤형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다. 광주에는 에너지·모빌리티, 대구에는 로봇·바이오 등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피지컬 AI’ 지역 거점도 조성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삭감돼 논란이 됐던 R&D 예산은 역대 최대 수준인 19.3% 늘어 35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AI뿐 아니라 바이오, 콘텐츠, 방산, 에너지, 제조업 분야 핵심 기술개발을 위해 예산을 투입한다. 국민성장펀드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 육성을 위한 혁신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모두의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아동·청소년·농어촌 주민 등에 지원하는 사업에도 175조원이 편성됐다. 아동수당 지급연령을 만 7세에서 8세로 확대하고, 아이 돌봄 지원을 확대한다. 청년 자산형성을 위해 청년미래적금을 신설하고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근속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도입하고, 거점국립대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정부는 확장재정을 위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원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내년 총수입은 올해보다 3.5%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총지출 증가율이 총수입 증가율을 두 배 넘게 웃돌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본 예산 기준, 48.1%에서 51.6%로 상승할 전망이다. 국가채무 비율이 50% 넘는 건 처음이다.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GDP 대비 적자 폭이 2.8%에서 4.0%로 1.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정부는 재정의 마중물 역할을 위해 단기적인 재정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극적인 재정 운용은 성장률을 낮추고 세입 기반까지 축소시켜 잠재성장률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해 경제 성장이 견고해지고 세입 여건이 개선되면 다시 재정 건전성이 확보되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주간경향] 지난 8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별안간 SNS에 글을 올렸다. “한국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 우리는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 짧은 시간 동안 무수한 해석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숙청’에 특검 수사를, ‘혁명’과 ‘사업을 할 수 없다’에는 노란봉투법을 연관 짓는 해석이 나왔다. 물론 이 해프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번복하면서 일단락됐다.
짧은 해프닝이지만 생각해볼 건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은 과연 혁명과 짝을 이룰 만한 입법인가. 한국을 사업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아니다. 노란봉투법은 법 공백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쌓이고 있던 ‘원청 회사는 근로조건에 관해 하청 노동자들과 대화해야 한다’는 판례를 뒤늦게 법에 반영한 것에 가깝다. 입법 부작위를 개선한 것을 혁명이랄 수는 없다. 6개월 뒤 법이 시행에 들어가도 당장 원·하청 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보긴 어렵다. 많은 하청 노동자가 노란봉투법에도 불구하고 원청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일하는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할 길을 열었고, 기업이 노조 활동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했다. 헌법과 노동조합법에 이미 적혀 있는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이지만, 그간 한국사회에는 이 권리가 없는 사람이 많았다. 대표적인 이들이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이른바 ‘간접고용 비정규직’들이다. 외환위기 전후 외주화 광풍 속에 등장한 이들은 정규직과 비교해 고용은 불안정했고, 임금은 크게 적었다. 더 문제는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도 없었다는 점이다. 노조를 만들어 처우를 개선해온 정규직 노동자들과 달리, 이들은 고용이 불안정하니 노조를 만들 수 없었고, 어렵사리 노조를 만들어도 ‘진짜 사장’인 원청과 협상할 수 없었다.
예컨대 HD현대중공업의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이하 사내하청지회)’는 올해 초부터 6개 하청업체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240여개의 사내하청업체, 약 2만명의 하청 노동자가 일하는데,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한 하청 노동자는 전체의 1% 미만이다. 원청도 아닌 하청업체와의 교섭이지만, 이런 교섭 자체가 9년 만이다. 이병락 사내하청지회장은 “교섭을 요청하면 조합원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교섭 요청 후에 하청업체가 폐업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조합원들에게 ‘교섭 넣어도 되는지’ 물으면 ‘안 된다’고 한다”고 했다. 현재의 교섭도 난항을 겪고 있다. 사내하청지회의 요구는 일일 노동시간 기준을 현행 9시간에서 8시간으로 바꾸고, 여름휴가를 보장하며, 경조사 휴일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보장하라는 것 등이다. 이병락 지회장은 “노동자들의 요구는 딱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교섭은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은 채 공전 중이다.
난항의 이유는 하청업체에 실권이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한 자동차 제조사의 하청업체 노조는 겨울에 탈의실 난방기가 고장 나 옷을 갈아입기 힘들다며 하청업체에 난방기 교체를 요구했다. 돌아온 답변은 ‘원청 승인을 받아야 한다’였다. ‘바지사장’인 하청업체에 실제 결정권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원·하청 관계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뭉개는 구조적인 핑곗거리기도 했다. 실질적인 결정권이 있는 원청은 하청 노동자는 하청 소속이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정규직·비정규직의 격차가 나날이 커지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굳어진 배경이다.
헌법상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채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입법부는 몇 차례 군불만 때고 노란봉투법을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 지난 정부 때 비로소 국회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대통령이 두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사이 진전을 만든 건 끊임 없이 권리를 위해 싸운 하청 노동자들과 몇몇 사건에서 원청의 교섭 의무를 인정한 법원이었다.
“하청업체 근로자는 하청업체와의 단체교섭만으로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청 근로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이익을 향유하는 원청에 대해 그 권한에 상응하는 집단적 노사관계상의 책임이 인정될 필요가 있다.” 노조 측의 일방 주장이 아니다. 하청 노동자들과의 교섭을 거부한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사건에서 ‘원청이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판단한 서울행정법원 판결문 내용이다. CJ대한통운·현대제철 사건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노동시장의 변화하는 추세를 반영해 법원 판단도 달라진 것이다. 간접고용, 플랫폼 노동자처럼 원청 회사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도 실질적으로는 원청에 의해 일하는 방식이 결정되는 이들이 많아졌다. 법원은 싼값에 하청 노동자를 쓰는 원청이 노사 협상의 파트너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자가 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노란봉투법 규정은 개혁 입법이라기보다, 법원 판단을 뒤늦게 반영한 후행 입법에 가깝다. 물론 노란봉투법은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노조 활동의 범위를 넓히는 등 노동권 보장에 있어 진전된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는 손해배상을 노조 활동을 봉쇄하는 전가의 보도로 활용해왔던 한국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 해외 주요국은 노조의 쟁의행위 등을 이유로 기업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간 한국 기업들은 기업의 불법 행위에 대항한 노조 활동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해왔다. 예컨대 현대제철은 이미 불법 파견 판단을 받은 하청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자 24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현대제철은 고용노동부의 불법 파견 시정 명령에도,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노사 극한대립의 단초를 원청이 제공하고도 손해배상을 청구해 노조에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기업의 이 같은 행위를 차단하고 원·하청 노사 관계를 제도화함으로써, 원청 기업이 하청 노동자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유인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 이김춘택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노사 관계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하나의 시스템인데 그간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비제도적인 방법으로 갈등이 분출해왔다.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 교섭 길이 열리면, 갈등을 조정하는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다”고 했다.
노란봉투법이 “시장경제 질서를 파괴”하리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6개월 뒤 법 시행으로 당장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 보는 하청 노동자는 많지 않다. 하청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은 일단 자신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인지 법적으로 따져볼 공산이 크다. 택배노조는 2018년부터 CJ대한통운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는데, CJ대한통운이 노동위원회와 1·2심 판단에 불복하면서 사건은 여전히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나아가 의제별로도 법적 판단을 받아보려 할 가능성이 크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2022년 성과급 지급, 학자금 지급, 노조 활동 보장, 산업안전, 취업 방해 금지 등을 두고 원청 한화오션에 교섭을 요청했다. 원청이 거부하면서 결국 사건이 법원으로 갔는데, 행정법원은 원청의 교섭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노조 활동 보장과 취업 방해 금지 등 의제에 있어서는 원청이 교섭 상대방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건건이 법원 판단을 받으려 하면 원·하청 교섭은 제도로만 존재하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법 시행 전까지 6개월간 사용자 판단 기준, 노동쟁의 범위 등 구체적 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기존에 나온 판례들을 법제화한 측면이 있다. 법제화가 되면 사법부에만 맡겨져 있던 것을 행정이나 정책 영역에서도 적극 대응하며 논의가 진전될 여지가 생긴다. 행정기관이 만들어진 법을 어떻게 해석해 지침을 만들고, 어떻게 행정조치를 하느냐에 따라 예전과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마침내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2억3600만뷰로, 넷플릭스에서 가장 스트리밍이 많이 된 영화에 등극했다. 극장에서 개봉한 싱얼롱 버전은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편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일본에선 자국 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고, 미국에선 외국어 영화 최대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미국과 일본에서 만든 두 편의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많은 말들이 나왔다. 우리는 왜 <케데헌>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못하는가. <귀멸의 칼날>처럼 다양한 미디어믹스가 가능한 거대 지식재산권(IP)이 왜 없는가. 세계를 뒤흔드는 IP가 없고, 애니메이션 산업이 취약한 한국에서 나올 만한 질문이다.
하지만 기이한 질문도 있다. K팝은 한국 대중문화인데 왜 남들이 돈을 벌어가는가, <케데헌>에 왜 ‘국악’이나 다른 한국 문화는 없는가 등등. 한국이 만든 콘텐츠가 아니고 배급에 참여하지도 않았으니, 한국에 직접적 수익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세계로 뻗어가며 주류에 걸치는 K팝을 만들어낸 한국에 유무형의 이익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를테면 국립중앙박물관의 호랑이 캐릭터 상품이 엄청나게 팔리는 현상. 그리고 <케데헌>을 흥미롭게 본 사람이라면 이후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거나, 관광을 오거나 등으로 확장하지 않을까? <케데헌>에 왜 국악이 전혀 없는가 등의 질문은 참 수상하다. 영화나 드라마는 반드시 모든 것을 담아야 할까? 기본적인 팩트를 왜곡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 있거나 없거나는 중요하지 않고, 객관적 현실의 변주도 가능하다.
FX에서 제작하고, 에미상 작품상 등을 받은 <쇼군>은 백인이 주인공인, 가상의 일본 배경인, 미국 드라마다. <쇼군>은 일본의 모든 것을 그대로 재현했을까? <쇼군>은 일본 문화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도 언젠가는, 고려나 조선에 온 서양인의 시각으로 그려진 드라마를 보고 싶다. <파친코>를 볼 때의 벅찬 감흥도 그런 연유다. 미국에서 만든, 한국인을 그린 드라마가 보편적으로 세계에 보여진다는 사실.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폴링 다운>에서 백인 회사원이 야구 배트로 위협하는 불친절한 가게 주인이나 뤼크 베송이 제작한 <택시>에서 시간이 아까워 택시 트렁크에서 잠을 자며 교대로 일하는 운전기사로 나오는 ‘한국인’을 볼 때 느낀 찝찝한 감정과는 전혀 다르다.
<케데헌>은 한국계 감독과 스태프가 참여해 만든 할리우드 작품이고, 확장된 K컬처다. 그렇다면 일부에서 말하는 제2의 <케데헌>을 한국에서 만들 수 있을까? 그런데, 애초에 잘못된 질문 같다. 제조산업에서는 1등 기업의 제품을 카피하거나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이 후발 주자의 전략이다. 한국도 같은 방식으로 열심히 달려 후진국을 벗어났다. 과거 이야기다. 지금은 우리가 잘하는 방식으로, 우리만의 고유한 것을 만들어야 인정받는다. ‘갤럭시폰’만이 아니라 <기생충> <오징어 게임>과 BTS, 블랙핑크 같은 문화 콘텐츠에서는 더욱 ‘개성’이 중요하다.
제2의 ○○○을 만들자는 구호나 제안이 부적절한 건, 문화산업에서 성공 전략만을 따르면 대체로 실패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스토리와 플롯, 감독과 배우, 스타일 등을 모방하면 모사품만 나온다. 한국 영화가 지루해진 이유는 성공한 감독과 배우라면 ‘묻지마’ 투자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독창적 아이디어는 리스크가 크다며 회피하기 때문이 아닐까? 성공 요인 분석은 필요하지만, 그것만 따졌다면 <케데헌>은 나오지 못했다. 소니가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은 대신 수익이 적은 이유는, 리스크를 회피했기 때문이다.
<귀멸의 칼날>은 거대 IP를 만들려는 시도에서 나온 작품이 아니라 만화가가 역량을 갈고닦아 역작을 만들고, 독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발전한 사례다. 개인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경쟁하면서 시장에서 추려지면, 거대 IP가 등장할 토양이 만들어진다. 대성공작을 모방하고 뒤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전과 다른 경향과 스타일의 새로운 작품에서 언젠가 거대 IP는 탄생한다. 정부도, 기업도 튼튼한 놈 하나 키우는 전략보다는 다양하고 많은 작품 사이에서 두드러진 하나가 탄생할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기를 바란다. 제2의 ○○○을 만들라는, 지원금 챙기려고 아귀다툼 벌이는 헛짓만 하지 말고.
전남 영암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국적 이주노동자 A씨(30대)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즉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왜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회복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 의료진의 설명을 알아듣지 못해 불안이 컸다. A씨는 동료로부터 전남 이민·외국인종합지원센터 콜센터로에 요청하면 통역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전화를 건 A씨는 모국어인 크메르어 통역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말이 통하지 않아 두려웠는데, 모국어로 설명을 들으니 안심이 됐다. 통역이 없었다면 수술을 결정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가 운영 중인 이민·외국인종합지원센터가 외국인 주민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핵심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1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 센터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4379건의 상담을 처리했다. 한 달 평균 600건이 넘는다. 상담은 생활·비자·노동·의료 등 정착과 직결된 분야 전반을 망라한다.
상담 언어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어, 캄보디아어, 네팔어 등 총 5개 언어로 운영해오다 7월부터는 태국어, 필리핀어, 우즈베키스탄어, 스리랑카어까지 확대됐다.
언어별로는 베트남어가 1364건(31.1%)으로 가장 많았고, 캄보디아어 537건(12.3%), 인도네시아어 448건(10.2%)가 뒤를 이었다.
센터는 외국인들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운영 시간도 확대했다.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월·수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토요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센터는 상담사 10명 등 총 13명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상담사 대부분이 전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전남은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전남에 등록된 외국인은 6만296명으로 전체 인구의 3.38%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는 3만834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국적별로는 베트남(31.9%), 중국(19.1%), 인도네시아(8.9%) 순으로 많다.
전남도는 고용노동부가 2024년 외국인노동자 소지역센터 4개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자 지난해 7월부터 도 자체 예산으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 재개를 지속적으로 건의 중이다.
윤연화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은 “지역 차원의 이민정책을 면밀히 점검하고, 중앙과 지방이 함께하는 지원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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