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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불법촬영변호사 [기자칼럼]‘흑백요리사’와 K-AI 서바이벌

작성일 26-01-1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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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조회 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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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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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불법촬영변호사 요즘 가장 뜨거운 예능 프로그램은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다. 2024년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지난달 16일 첫 공개 이후 3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글로벌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방송계에서 서바이벌이 주효한 포맷이 된 지 20년 가까이 됐다. 최근에는 지능이나 체력 등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산업계에도 진행 중인 뜨거운 서바이벌이 있다.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줄여서 ‘독파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쉽게 말해 한국의 대표 AI 모델, 즉 ‘K-AI’를 선정하는 사업이다. 주최자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챗GPT·제미나이·그록·딥시크 등 해외 AI 모델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독자적인 국가대표 AI 모델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선정 방식은 서바이벌이다. 이미 지난해 8월 서면 평가를 거쳐 5개 정예팀이 선정됐다. 이들에게 단계마다 약 6개월의 시간을 주고 그 결과물을 심사해 1개 팀씩 탈락시키고, 2027년 상반기 최종 2개 팀을 선정하는 구조다.
이달 중 첫 탈락자가 나올 예정인데, 몇몇 팀을 대상으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잡음의 핵심은 해외 AI 모델을 일부 차용했다는 것이다.
‘프롬 스크래치(처음부터 직접 설계한 모델)’라면서 차용한 건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IT 업계에서는 AI 모델은 기본적으로 이미 모두에게 공개된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부 차용했다 하더라도 꼭 잘못은 아니라고 한다. 마치 독자 기술로 한국 자동차를 만든다면서 왜 해외에서 만든 자동차와 비슷하냐고 문제 제기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여전히 믿음직스럽지 못한 구석이 있다. 우선 서바이벌의 핵심은 공정한 심사인데, 이 프로젝트를 누가 몇명이 어떻게 심사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취지인데, 이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과는 어긋나는 부분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각 부처가 주관하는 회의도 KTV로 생중계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일정도 기존 계획에서 계속 달라지고 있다. 애초 정부는 지난해 말 1개 팀을 탈락시킬 예정이었지만, 발표날을 오는 15일로 미뤘다. 또 심사단에 공개한 AI 모델 평가 사이트의 운영 기간을 지난 9일 오후 6시에서 11일 자정까지 54시간 추가로 연장했다.
<흑백요리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심사위원 안성재씨가 참가자들의 음식을 먹을 때다. 심사를 위해 여러 음식을 계속 먹어야 해서 심사에 필요한 부분만 조금씩 먹을 수도 있지만, 그는 매번 최선을 다해 음식을 음미하고 평가한다. 시청자는 실제 맛을 볼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장면을 통해 프로그램에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AI 대전환은 이제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AI 전환의 기초가 되고, 국가의 명운을 가를 국가대표 AI 모델에는 성능과 함께 심사 과정을 지켜보는 구성원들의 신뢰도 꼭 필요하다.
독자님은 가족이나 친구와 정치 이야기를 하다가 갈등이 생긴 적이 있으신가요? 꽤 많은 분이 그런 경험이 있고, 나중에는 그냥 정치나 사회 현안과 관련된 말 자체를 꺼내지 않게 되죠.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만큼 한국 사회가 정치 성향과 지지 정당에 따라 심각하게 갈라져 있다는 뜻이겠지요. 민주주의를 생각하면 썩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어서 안타깝습니다.
한국 사회 갈등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함께 여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항을 물었어요. 정치·사회 갈등에 관한 시민들의 생각, 함께 들어보시죠.
응답자의 무려 81%가 ‘한국 사회가 정치적으로 심각하게 분열됐다’고 답했어요. 사회 분열의 주된 원인은 ‘정당 대립’(36%)이 1위, ‘이념 차이’(18%)가 2위로 꼽혔습니다. 정치적 갈등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물으니 ‘강성 지지자’라는 응답(21%)이 가장 많았어요. 이어 ‘여당’(19%), ‘대통령’(18%), ‘야당’(14%), ‘기성 언론’(12%), ‘강성 유튜버’(7%) 순이었습니다.
지지 정당이 있는 이들은 분열의 책임을 상대 진영에 돌리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25%, 국민의힘 지지자의 35%가 정치적 갈등의 가장 큰 책임이 상대 당에 있다고 여겼습니다. 분열과 갈등이 언제부터 심각해졌는지 물으니 민주당 지지자는 ‘이명박 정부’(30%) 시절을, 국민의힘 지지자는 ‘문재인 정부’(41%) 시절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먼지털기식 수사, 문재인 정부 때 진행된 ‘적폐청산’ 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요.
정치 대립이 사회를 어떻게 쪼개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응답자의 40%가 ‘정치 문제로 가족이나 친구와 다툰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87%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 말을 아낀 경험이 있다’고 했고, 32%는 그런 경험이 ‘자주 있다’고 했어요. 연령대가 높을수록 그런 갈등과 자기검열 경험이 많았습니다.
정치 진영과 관계가 없어 보이는 정책을 두고도 지지 정당에 따라 선호도가 엇갈렸습니다. 이를테면 자신이 보수층이라고 응답한 이들(이들 중 54%가 국민의힘을 지지합니다)의 73%가 원전 가동 중지·축소에 반대했습니다. 자신이 진보층이라고 응답한 이들(이들 중 72%가 민주당을 지지합니다)의 35%만 반대한 것과 크게 대비되죠. 반대로 진보층의 80%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찬성한 반면, 보수층은 44%만 찬성했습니다.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은 “일반인이 자세히 알기 어려운 전문 영역 정책까지 정쟁의 대상이 됐다”며 “한쪽 진영에서 어떤 정책을 부정하면 지지층은 정파적으로 설득된다”고 했어요.
시민들은 갈등에 지쳐 있고 때로 상대 진영을 미워하기도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통합과 협력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다른 정당이 어떤 관계인지 물어보니 ‘협력 대상’이라는 응답이 41%로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적대 대상’이라는 응답은 13%에 불과했고요. 다른 당을 ‘협력 대상’으로 본다는 응답은 진보층(48%)과 중도층(39%), 보수층(36%)에서 모두 1위로 꼽혔습니다.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 세력의 집권이 ‘국가 발전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38%로 ‘국가 발전을 해친다’(27%)는 응답보다 높았습니다.
시민들은 정치에 통합과 협치를 주문했습니다. 정치적 갈등 사안을 어떻게 처리해야 바람직한지 물으니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해야 한다’(51%)는 응답이 가장 높았어요. ‘수사·판결을 통해 법적으로 잘못을 가려야 한다’(38%)는 응답보다 높았죠. 국회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도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35%)는 응답이 ‘다수결에 따라야 한다’(29%)는 응답보다 많았고요.
시민들이 공감하는 제도 개선 방향도 비교적 분명했습니다. 응답자 48%는 ‘대통령 권력 분산’에 찬성했습니다. 주관적 이념 성향이나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높았습니다.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찬성하는 응답도 40%로 반대(17%)보다 훨씬 많았고요. 시민들은 원만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평균 4.7개의 정당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잘 통합해야 하는 정치가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사회가 되레 정치에 통합을 주문하는 상황. 참 역설적입니다. 강원택 원장은 “갈등과 분열로 국민 피로와 불만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치가 제 역할을 다 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정치의 복원’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 독자님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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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연수 소설가가 신작 창작 과정을 밝히는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작품이 나오게 된 힘든 과정을 알 수 있었다. 지난달 서울대 비교문학 세미나에서였다. 2024년 12월3일의 계엄 사태 이후로, 제대로 된 소설 작업에 집중하기 힘들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틈만 나면 휴대폰으로 새로운 소식을 확인하면서 가슴 졸이고 분노했던 것은, 그만이 아니라 아마도 최근 1년간 우리나라 시민들 대다수에 해당하는 것이었겠다.
계엄 난동 7일 후인 2024년 12월10일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두 달 전 10월10일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바야흐로 힘을 받고 있던 ‘K문화’의 화룡점정과도 같아서, 문학계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커다란 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계엄 난동은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으나, 역설적이게도 그로 인해 오히려 한강의 작품은 빛을 발했다. 한 맑은 영혼이, 서로 빚진 존재들의 공동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문학 작품으로 그려내고 있었던 까닭이다. 한강이 노벨 문학상 강연문에서 썼던,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을까?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을까?”라는 문장의 울림이 컸던 것은, 과거와 현재의 도치가 주는 긴장감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도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되는 장면을 많은 사람이 광장에서 확인했던 때문이기도 했다.
2.
한강의 문학은 한국문학사의 새로운 벡터 위에서 출발했다. 근대 이후 한국문학이 만들어낸 고유의 방향성은 1987년 체제 성립 이후로 변곡점이 만들어져 1990년대 이후의 문학으로 이어진다. 한강은 이 새로운 흐름 속에서 출발했으면서도 다시 한번 방향을 거슬러간다. 장인서사에서 시민서사로의 옮겨감, 작품으로 보자면 <검은 사슴>(1998)과 <채식주의자>(2007)에서 <소년이 온다>(2014)와 <작별하지 않는다>(2021)로의 이행이 그것이다.
우리 시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세 가지 활동을 하면서 산다. 밥벌이를 위한 노동, 자기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공들이는 작업, 그리고 공동체의 주권자로서 공적 행위를 한다. 이 셋은 고대의 용어를 빌리자면 노예와 장인과 시민의 일이되, 우리 시대 사람들은 셋 모두를 해야 한다. 작가나 예술가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신을 위한 노예이고 자기 직업의 장인이며 또한 주권자 시민이다. 한국문학은 지난 백 년 동안 주로 세 번째, 시민의 영역에 뿌리를 내린 채로 성장해왔다. 문학은 공동체 전체의 공적 관심을 위한 매체이고자 했고, 그런 점에서 사회적 존중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사실은 역으로 지난 백 년 동안 한국인들이 직면해야 했던 역사적 현실이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민주화 이후 세대로서 1990년대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강은, 사회적 관심보다는 보편적 인간 조건에 대한 재현과 예술적 완성도에 주안점을 두는 세계를 구축해왔다. 첫 장편 <검은 사슴>에서 볼 수 있듯이, 보통 사람들이 지닌 욕망의 세계조차 버텨낼 수 없는 순수한 영혼의 이야기가 핵심에 있다. 한강의 이런 작풍은 오랜 시간 유지되어, 국제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채식주의자>로 이어진다. 그런데 그런 그가 광주항쟁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냈다. 이것은 이색적이다 못해 난데없다는 느낌까지 주었다. 한강은 제주 4·3참사를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냄으로써 그것이 우발적인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썼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을까.”
3.
계엄 사태 당일 여의도에서 계엄군과 대치했던 한 30대 여성은, 사흘 후인 2024년 12월6일 한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못했던 세대인 나는, 계엄 사태를 겪으며 선배 세대에게 빚을 졌다는 생각, 태어나서 당연하게 누려왔던 자유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힘든 경험을 한 선배 세대가 거리에 나와 함께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토요일엔 광장에 많이 모여서 탄핵 표결을 만들어내자고 덧붙였다.
다음날인 12월7일 토요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궐석으로 탄핵 표결이 무산되던 날, 광장의 시위에 참가했던 한 ‘선배 세대’ 60대 남성은 그날의 경험을 이렇게 회고했다. 탄핵을 하지 못한 국회의 상황에 분노와 실망감을 주체하지 못했고, 이제는 우리나라가 나락으로 간다고 생각하여 절망스러웠다, 무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데, 실망하지 말라고 노래하고 춤추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그들을 보자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났다고, 우리에게도 아직 희망이 있다고, 내 희망을 그들에게 빚졌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눈물을 글썽이는 이 둘을 겹쳐놓으면, 과거와 현재가 서로에게 빚을 졌다고 말하고 있는 특이한 장면이 된다. 아무도 빚 갚기를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스스로 빚을 졌다고 느낀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한강의 <소년이 온다> 에필로그에는, 광주항쟁 당시 마지막 날까지 총을 쥔 채 도청을 지켰던 사람들의 육성 기록이 나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총을 받기만 했을 뿐 쏘지 못했다. 패배할 것은 알면서 왜 남았냐는 질문에, 살아남은 증언자들은 모두 비슷하게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덧붙인다. “그들이 희생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 오해였다. 그들은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남았다.”
그들이 희생자라면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들은 그들에게 빚진 존재가 된다. ‘현재가 과거를 돕고,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하는 것’은 그 빚을 갚는 행위가 된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정은 오히려 정반대가 된다. 빚을 진 것은 오히려 과거가 된다. 빚도 없는데 빚을 갚겠다는 현재를 향해 과거는 말한다. 나는 그저 나의 일을 했을 뿐이다, 그것을 빚으로 알고 갚으려는 당신들의 행동이 고맙다, 그러니까 빚을 진 것은 나다, 장차 생겨날 빚을 내가 미리 갚겠다.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미리 행해진 빚 갚음의 행위가 된다. 그렇게 이들은 서로, 자기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빚을 주고받은 사이가 된다. 스스로 빚진 존재들, 서로 빚진 존재들의 공동체가 된다.
4.
죽음의 시선으로 삶을 보는 것이 문학과 예술의 일이다. 죽음의 시선으로 보면, 평범하고 당연한 삶이 유일무이하고 반복불가능한 고유성의 아우라가 된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삶과 죽음이 한데 어우러지는 매우 특별한 순간을 담아낸다.
소설 전체를 압도하는 것은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내리는 폭설의 풍경이다. 그 안으로 한발 들어가면, 죽은 자의 차가운 ‘뺨에 붙어 녹지 않는 눈’의 심상이 웅크리고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제주 4·3참사로 인해 참혹하게 살해당한 여덟 살 막내 여동생의 기억과 대구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된 채 시신도 수습하지 못한 오빠의 흔적이 있다. 그 기억을 품고 있던 여성이 치매 노인이 되어 몸으로 말한다. 내 피붙이들의 장례를 치러주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작가는 영매가 되어 이들을 위해 뒤늦은 장례식을 치른다. 소설은 말한다. 당신들 때문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고.
2024년 12월, 깊고 어두운 밤이 되자 홀로였던 마음의 빚들이 서로를 향해 다가서기 시작했다. 빚진 사람들이 한데 모이자 빛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빛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다시 빚진 마음이 되었다. 아무도 빚 갚기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나는 빚졌음을 느낀다. 모두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우리는 서로에게 빚졌음을 느낀다. 2024년 12월은, 시민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빚진 존재가 되고, 과거와 현재가 만나 어떻게 빛나는 공동체가 되는지를, 그것이야말로 공동체 형성의 본원적 모습임을, 문학과 현실에서 동시에 확인하게 되었던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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